토스뱅크와 키움뱅크 컨소시엄을 동시에 떨어뜨린 금융 당국이 제3 인터넷전문은행 빗장을 다시 열었다.
신청 기업에 인가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적극 지원함으로써 신청자가 모두 탈락하는 앞선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 재추진 계획을 밝혔다. 10월 10~15일 예비 인가 신청을 받고, 신청일로부터 60일 안에 심사 결과를 발표한다. 이후 본인가 신청 후 1개월 안에 최종 심사 결과를 공표한다. 최대 2개사까지 인가하고, 인터넷전문은행법에 따른 모든 업무를 허용한다.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을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에 이어 총 4개사로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전요섭 금융위 은행과장은 “영국과 일본을 보면 은행업 전체 자산 규모에서 인터넷전문은행 비중이 4%에 이르는데 우리는 1% 정도여서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이 영업할 여유가 있다”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인터넷전문은행 개수로 따져봤을 때도 우리나라에는 총 4개 정도면 적절하다. 경쟁도평가위원회도 2개사는 추가로 (은행업 인가를) 내줘도 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재추진 과정에서는 운영 방식도 개선했다.
큰 틀에서 지난 신규 인가 추진 방안을 유지하되 신청자와 외부평가위원 간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외평위원장이 금융위 전체 회의에 참석, 질의답변 등으로 심사 취지를 전달한다.
외평위 평가 과정에서 신청자에게 충분한 설명 기회도 제공할 방침이다. 지난 심사에서는 외평위원 합숙 기간에야 신청자들에게 발표 기회가 단 한 번 주어졌다. 앞으로는 신청자 요청과 외평위원 의견을 받아 횟수 제한 없이 서류 제출 등으로 설명할 기회를 부여한다.
특히 이번 재인가에서는 금융감독원이 직접 인가 절차 전 과정에 대한 인가 컨설팅을 제공하기로 했다. 신청 직후부터 끝날 때까지 금감원의 상담과 안내를 강화한다. 영국에서 소매금융전문은행(SSB) 도입 당시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서 착안했다.
금융위의 이런 노력에도 키움뱅크, 토스뱅크 등 새로운 참여자들이 넘어야 할 산이 만만찮다.
이보다 앞서 실시한 평가에서 키움뱅크는 사업계획 혁신성 측면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금융위조차도 이 같은 혁신성의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확답할 수 없는 상황이다.
토스뱅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금융위가 인가 전 과정에서 컨설팅을 제공한다고 해도 자금 조달 능력 미흡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주 구성 변화 없이는 토스뱅크가 출범한다 해도 케이뱅크의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우려다.
케이뱅크는 최근 5900억원의 대규모 유상증자가 불발됐다. 재도전 여부도 불투명하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인가 신청에 다시 참여할지 말지 자체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토스 측 역시 “내부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