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태 롯데쇼핑 대표가 올해 사업전략과 관련해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체험형 마케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백화점·마트 등 극심한 침체를 겪는 전통 오프라인 채널의 활로를 찾기 위해 집객 요소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강 대표는 17일 오전 9시께 롯데 사장단회의(VCM)가 열리는 잠실 롯데월드타워 1층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31층 회의장으로 바삐 발걸음을 옮기던 강 대표는 올해 사업전략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체험형 마케팅을 강화해 나가려 한다. 오프라인은 그게 살 길”이라고 답했다.
온라인으로 빠르게 넘어가는 유통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체험형 콘텐츠를 늘리고 가상현실(VR)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첨단기술 도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로 강 대표가 이끄는 롯데백화점은 매장 내 체험형 시설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서울 명동 영플라자는 일부를 '케이팝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몄고, 김포공항점에선 아시아 최초로 '쥬라기 월드 특별전'을 열었다.
롯데쇼핑이 이처럼 집객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은 구조적 침체를 겪고 있는 백화점의 매출 상승을 일으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실제 쥬라기 월드 특별전 전시가 열린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의 방문객수와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각각 13%, 16% 신장하며 효과를 톡톡히 거뒀다.
강 대표가 이끄는 롯데쇼핑은 온라인 채널의 급성장으로 오프라인의 구조적 감소세가 본격화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1분기 롯데쇼핑 영업이익은 205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7.1% 감소했다.
부진한 업황에 주가도 계속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장중 한때 13만90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강 대표는 온라인사업 전략을 묻는 질문에는 “앞으로 열심히 잘 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 주재로 오는 20일까지 하반기 사장단회의를 진행한다. 전날 식품 BU를 시작으로 이날은 유통 BU 사장단이 모여 회의를 열었다. 백화점·마트·슈퍼·홈쇼핑·하이마트·코리아세븐 등 15개 계열사 대표들이 참석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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