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에 'IT대사'(디지털대사)를 신설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경기 여주시양평군)은 기술외교 대응을 높이기 위해 '외무공무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16일 밝혔다.
개정안은 과학·기술·정보통신·벤처기업 분야의 경우, 외교부장관이 경력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을 충족한 사람에 대해 대사의 대외직명을 지정할 수 있게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벤처기업 분야와 관련된 외교활동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우리나라는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이지만 기술외교 취약국이다. 정부가 제공하는 해외진출 사업은 현지에 있는 공공기관이나 민간을 통한 간접 지원 사업이 대부분이다. 정부 기관은 외교관 신분이 아니므로 현지 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상대국가의 공식적 요청 또는 법적·정책적 요구 등에도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부족한 상황이다.
또 글로벌 인터넷 기업 등이 국내에 진출해 조세 부과 또는 불공정 행위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해당 기업이 속한 국가에 공식적으로 이를 전달할 창구도 미흡하다. 기술 외교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우리보다 빨리 IT대사직을 만들어 실리콘밸리에 파견한 덴마크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한편 현지 동향을 파악했다. 애플, 페이스북, 구글 등이 덴마크에 수조원짜리 데이터센터를 설립했다.
기술외교는 기업과 기업 간 문제이기도 하지만 기업과 국가 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의 외교방식으로는 접근하는 데 한계가 있다.
정 의원은 “4차산업혁명시대에는 기업이 국경을 초월한 '디지털 국가'로서 분쟁·조정의 외교적 대상이 되고 있다”며 “과거와 달리 4차 산업 혁명시대의 외교의 개념도 바뀌어야한다. IT 대사 제도 도입으로 세계 각국에서의 정보수집이 더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국가 간 외교 외에 신산업 분야에서 보다 전문적인 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 발의에는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 위원 18인이 함께 참여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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