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개발도상국에 우리나라 디지털 헬스케어를 전파하기 위한 개도국 맞춤형 수출 전략을 마련한다. 원격의료, 빅데이터 등 국내에서 규제로 활용이 어려운 기술을 개도국에 구축해 신시장 창출까지 꾀한다.
24일 정부기관에 따르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연말까지 '개도국형 디지털 헬스케어 진출 전략'을 수립한다. 이 전략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다양한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서비스를 모아 연합전선을 구축, 개도국 시장 진출을 노린다.
이번 사업은 최근 보건 이슈가 높은 개도국 수요 충족과 내수를 넘어 해외 진출이 절실한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진행한다. 수요가 높은 개도국을 대상으로 현지 보건의료 현황, 수요 조사 등을 거쳐 국내 기업 진출 전략을 만든다.
특정 기술, 기업만 단기적으로 지원했던 기존 사업 한계를 극복, 유망 기술을 한데 모아 패키지 형태로 모델을 만든다. '스마트 이동형 병원' 모델이 대표적이다. 교통이 발달되지 않거나 지형이 험한 곳, 전기가 부족한 곳을 위해 이동전개형 시설물로 구성된 병원이다. 이 시설에는 원격진료와 인공지능(AI) 기반 진단 솔루션 등이 탑재된다. 모자보건, 기본검진, 주요 전염병, 만성질환 등을 다룬다.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디지털 병원 모델도 전파한다. 개도국에 전파할 '디지털 거점 병원'은 스마트 이동형 병원에서 보낸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원격진료로 환자 진료를 지원하는 거점병원이다.
원격진료 거점기관을 넘어 디지털 보건의료 체계 모델을 정립하는 역할도 한다. 우리나라가 보유한 개인건강기록(PHR) 수집, 분석 인프라와 노하우까지 디지털 거점 병원에 녹인다는 계획이다. 최근 개인 의료정보에 기반한 맞춤형 정밀의학이 주류로 부상한 가운데 개도국에 '한국형 맞춤형 정밀의료' 모델까지 전파한다.
이병관 보건산업진흥원 4차신산업육성팀장은 “디지털 헬스케어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기대 영역이지만, 국내는 성공적 해외 진출 등 구체적 성과가 부족하다”면서 “개도국을 대상으로 현지 보건의료 이슈를 분석해 수요에 기반한 진출 모델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기존 특정기업이나 국가에 한정해 홍보, 마케팅 등만 지원했던 수출 지원방안에서 탈피, 폭넓은 패키지 전략으로 간다. 현지 수요를 철저히 조사한 뒤 원격의료, 빅데이터, 인공지능, 진단기기 등을 모아서 스마트 병원 모델을 만든다.
현재 개도국은 국가가 조직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있는 감염병, 만성질환 이슈로 고민이 깊다. 실제 베트남, 몽골, 미얀마, 캄보디아 등은 가장 시급한 보건의료 이슈로 뇌졸중, 심혈관질환, 에이즈 등을 꼽는다. 국내 원격의료, AI 진단 기술을 수출해 개도국 보건의료 수준을 높이고, 국내기업은 해외 진출 기회를 모색한다.
이 팀장은 “올해 전략 수립을 마치고 내년에 예산을 확보해 개도국 진출을 원하는 기업과 기술을 모을 것”이라면서 “보건의료 분야 국제원조기구 등이 지원하는 여러 사업과 결합해 우리나라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이 해외로 수출되는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