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인텔 통신 모뎀칩 사업부 인수를 추진 중이다. 스마트폰 핵심 부품인 통신 모뎀칩을 직접 설계하기 위해서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은 이를 위해 대규모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인텔이 보유한 관련 특허와 인력 전부를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금액은 10억 달러(약 1조 1800억 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인텔은 그동안 일부 아이폰 모델에 통신 모뎀칩을 공급해왔다. 하지만 경쟁자인 퀄컴과 애플의 소송이 합의로 마무리되자 스마트폰 모뎀칩 사업을 접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텔은 이후 많은 업체와 인수를 위해 접촉했지만 과거 사업 매각 논의를 진행했던 애플과 협상을 재개한 것으로 전해진다.
애플은 이번 인수로 인텔이 쌓아온 차세대 무선통신 5G 관련 기술을 한 번에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핵심 인재도 흡수해 업계는 모뎀칩 개발에 직접 뛰어들 때 보다 개발 기간이 수 년은 단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최근 이런 대형 인수합병이 없었다. 이례적인 행보로 그만큼 모뎀칩 기술이 적극적으로 확보해야 할 경쟁력이라 생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뎀칩은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IoT(Internet Of Things) 시대 필수 부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또 퀄컴과의 특허 라이선스 소송도 인텔의 통신 모뎀칩 사업을 인수하기로 결정하는데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이번 인수로 핵심 부품 확보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우려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향후 애플은 스마트폰 핵심부품인 통신 모뎀칩을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현재 자체 설계하고 있는 모바일 AP(Application Processor)와 같이 모뎀칩도 직접 설계 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를 통해 위탁 생산만 진행하게 된다. 〃〃
애플이 직접 설계할 모뎀칩이 당장 제품에 적용되지는 않는다. 애플이 퀄컴과 특허료를 합의하며 다시 퀄컴 모뎀칩을 수년간 공급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개발 기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첫 5G 아이폰을 2020년 출시할 전망이다. 퀄컴의 모뎀칩이 탑재될 전망이다.
애플이 내년 출시할 아이폰을 위해 준비 중인 것이 또 있다. 보다 부드러운 화면 변환이 가능한 디스플레이다.
포브스 등 외신은 IT 분석가를 인용해 애플이 2020년 공개할 아이폰에 120Hz 주사율을 가진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120Hz 디스플레이는 1초에 120번 화면을 처리해 60Hz 디스플레이보다 움직임이 더 부드럽다. 하지만 그만큼 배터리 사용량이 많다는 단점이 있다. 이 방식의 LCD 디스플레이는 판매 중인 아이패드 프로에 적용돼 있다.
애플은 높은 주사율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사용자가 시청하는 종류에 따라 60Hz와 120Hz를 자동으로 전환해 화면을 표현하는 기술을 탑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아이폰 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워치에도 디스플레이 변화가 예고된다. 대만 경제일보는 애플이 내년 출시하는 애플워치에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애플워치에는 OLED 디스플레이가 쓰인다.
마이크로 LED는 초소형 LED가 자체 발광하는 방식이다. 유기 소재를 쓰지 않아 OLED의 최대 단점인 번인 현상(화면 잔상이 남는 현상)이 덜 한 것으로 알려진다. 배터리 효율도 더 높다.
애플은 마이크로 LED를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보고 그동안 개발을 진행해왔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마이크로 LED 칩 공급과 모듈을 조립할 업체로 대만 업체 두 곳을 선정하고 상용화를 준비 중으로 전해진다. 마이크로 LED는 향후 기술 완성도에 따라 아이폰에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