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상생형 구미 일자리' 투자협약으로 구미시에 연산 6만톤 규모 양극재 공장을 신설하기로 하면서 배터리 핵심 소재 수급 안정성이 한층 높아지게 됐다. 수직 계열 체계 강화로 원가 경쟁력이 높아지고 소재 국산화율 제고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양극재는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과 함께 리튬이온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로 배터리 용량과 출력 등을 결정하며 재료비의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 원재료다.
LG화학은 양극재 내재화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현재 청주 오장공장 내에 양극재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6년 GS이엠 양극재 사업을 인수하면서 익산공장에서도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대 코발트 정련회사인 중국 화유코발트와 각각 연간 4만톤 규모 전구체·양극재 합작 생산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구미 양극재 공장 신설로 LG화학은 국내에만 세 곳의 양극재 생산거점을 운영하게 됐다. 신설 공장은 내년 중 착공을 시작해 이르면 2022년 말 양산을 시작한다. 투자가 완료되는 2024년 이후에는 연간 약 6만톤 규모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380㎞ 이상 주행 가능한 고성능 순수전기차 약 50만대분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규모다.
LG화학 관계자는 “기존 청주, 익산과 더불어 구미에 양극재 공장을 신설함으로써 배터리 핵심 원재료의 내부 수급 비중을 확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 원가 경쟁력 강화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화학 자동차 배터리 누적 수주잔고는 1분기 말 110조원을 돌파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대응해 지난해 말 35GWh인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내년 110GWh까지 확대하고 향후 4년간 10조원가량을 추가 투자해 250GWh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핵심소재인 양극재 생산 확대도 필요한 상황이다.
LG화학은 일본 니치아와 국내 엘앤에프, 포스코케미칼 등로부터 양극재를 주로 공급받고 있으며 내재화율도 20%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협력업체들도 빠르게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지만 양극재 필요량을 모두 충당하기에는 역부족인 만큼 구미 공장과 더불어 현재 2만5000톤 규모 청주공장 양극재 생산능력도 현재 두 배 이상으로 증설할 계획이다.
정호영 LG화학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은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양극재 소요량의 20%가량을 자체 생산하고 있으며 나머지 80% 물량은 국내와 일본, 중국 협력업체에서 나눠 구매한다”면서 “향후 난이도와 부가가치 높은 신모델을 중심으로 내재화 비중을 현재 20% 초반에서 35%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본 수출 규제 조치로 핵심 소재 국산화 이슈가 불거진 가운데 3~4년 후에는 내재화 물량과 국내 협력업체 생산 물량을 합쳐 국내산 양극재 물량이 절반 가까이 될 것으로 회사는 전망하고 있다. 양극재 내재화 물량 70%는 국내에서 이뤄지게 된다.
차세대 양극재 기술 확보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LG화학은 현재 주류를 이루는 NCM622(니켈·코발트·망간 비중이 각각 6:2:2인 양극재) 이후 NCM712를 거쳐 2022년경에는 에너지 밀도와 출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코발트 비중을 10% 이하로 낮추고 기존 NCM 양극재에 알루미늄을 첨가한 형태인 4성분계 NCMA 양극재를 채택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구미 투자를 시작으로 핵심소재 내재화를 통한 국산화율 제고에 박차를 가해 전지 분야 사업경쟁력을 더욱 높이겠다”며 “더불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참고> '상생형 구미 일자리' LG화학 양극재 공장 개요 (자료=LG화학)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