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시행령 개정 통한 자사고 전면 폐지는 안해.. 소모적 논쟁 안타까워"

유은혜 부총리. 사진=교육부
유은혜 부총리. 사진=교육부

유은혜 부총리가 시행령 개정을 통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전면 폐지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내년까지 절차대로 평가를 거쳐 단계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교육부가 시행령을 고쳐 전면폐지하거나 국가교육회의 공론화를 통해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은혜 부총리는 지난 24일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우리 정부 공약은 자사고를 단계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이었다”면서 “자사고는 5년 주기로 평가하도록 되어있고 법에 근거해 절차를 밟도록 되어 있는 만큼 올해처럼 내년 5년이 된 학교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자사고·일반고 선발만으로도 벌써 학교 분위기가 변화하고 있다며 단계적 전환에 힘을 실었다. 자사고 폐지 찬반 논란을 보면서 소모적인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형국에 대해서는 교육부도 되돌아볼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자사고를 완전히 폐지하거나 다양성을 무시하거나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모든 학생이 일반계 고등학교에서도 다양한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교육과정과 일반고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취지가 정확하게 드러나지 않아 논쟁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교육청이든 교육부든 자사고 10년 동안 5년 전 한번 평가를 받았고, 이후 설립취지대로 운영되지 않은 학교가 많이 있었다”면서 “(단계적 전환에 대해) 좀 더 국민에게 정확하게 설명하고 공론화할 수 있는 시기가 있었는데 부족했다”고 되짚었다.

교육부는 25일 전북 상산고 등에 대한 지정위원회를 개최하고 이르면 26일 자사고 재지정 취소 동의 여부를 발표한다.

교육부는 이르면 8월 초 자사고 재지정 취소 동의 여부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후 고등교육혁신방안과 사학혁신방안, 일반고 역량강화방안,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 계획 등을 연달아 발표한다.

유 부총리는 “지정위가 장관 자문기구지만 지정위 의견을 존중할 생각”이라면서 “자사고에 대한 교육부 장관으로서 권한 행사가 조속히 마무리되면 대학교육 혁신방향, 기본역량 진단 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지와 사학혁신 혁신위의 권고안 수용방향에 대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취임부터 역점 사업으로 삼았던 '공간혁신'에 대해서는 '사용자 참여 설계'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데 큰 의미를 뒀다.

그는 “옛날처럼 규격화되고 표준화되는 계산 방식으로 예산 주고 누가 가서 뚝딱 고치는 이런 게 아니라는 생각으로 전환하는 데 몇 달이 걸렸다”면서 “이제는 공간혁신이 갖는 의미와 교육과정, 수업으로서 무궁무진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걸 교사가 느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교사의 워크숍 요청이 쇄도하고 있어 현장에서 많은 변화를 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