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샤오미가 인도에 세운 저가 브랜드 '포코(POCO)'가 사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샤오미의 또 다른 독립 브랜드 레드미의 일부 제품과 콘셉트가 겹쳐 경쟁력을 잃었다는 게 주된 이유다.
중국 매체 란징TMT는 시장조사기관 IDC 보고서를 인용해 “포코가 앞서 출시된 레드미 'K20 프로'와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며 “콘셉트 중복에 따른 불필요한 손실을 막기 위해 샤오미가 포코 브랜드를 없앨 것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포코는 샤오미가 인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선보인 브랜드다. 포코의 첫 제품 '포코F1'은 퀄컴 스냅드래곤 845 프로세서, 램(RAM) 6GB/8GB, 저장공간 64GB/128GB/256GB, 4000mAh 배터리를 장착했다. 카메라는 전면에 2000만 화소 팝업식 카메라, 후면에 1200만+500만 화소 듀얼 카메라를 탑재했다. 6.2인치 전면 디스플레이와 후면 상단에 지문인식 센서도 적용했다.
포코F1은 하드웨어 스펙만 보면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9와 맞먹지만 가격은 2만 999루피(약 36만 원)으로 훨씬 저렴하다. 2018년 10월 국내에도 출시돼 많은 호평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레드미가 지난 5월 'K20프로'를 내놓은 후 상황이 달라졌다. K20 프로는 포코F1보다 고사양인 퀄컴 스냅드래곤 855를 탑재했을 뿐 아니라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 기능도 장착했다. K20 프로의 전면 카메라는 포코F1과 동일하게 2000만 화소 팝업식 카메라이지만, 후면 카메라는 4800만 화소의 소니 IMX586+1300만화소 초광각+800만화소 트리플 카메라로 성능이 훨씬 뛰어나다. 배터리는 포코F1과 동일한 4000mAh다. K20 프로 가격은 6GB 램(RAM)+64GB 저장공간 기준 2499위안(약 43만 원)으로 포코F1보다 좀더 비싸다.
K20 프로는 포코F1과 일부 기능이 겹치고 개선된 부분도 많아 포코 브랜드가 독립적 입지를 세우는 데 방해 요소가 됐다는 분석이다.
IDC 애널리스트는 “포코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과 고사양 콘셉트를 밀고 있는데 레드미가 이와 중복되는 제품군을 내놓으면서 포코의 존재 가치가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샤오미가 인도 시장 내 브랜드를 다원화하기보단 포코를 버리고 기존 샤오미-레드미 투트랙 전략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
권선아기자 suna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