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해외에서 판매한 차량이 9000만대를 넘어섰다. 이 추세대로라면 내년 말 1억대 돌파가 가능할 전망이다.
29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집계한 누적 해외판매 실적은 현대차 5877만7223대, 기아차 3141만2417대로 총 9018만9640대로 나타났다. 지난 1975년 기아차가 카타르에 브리사 픽업 10대를 수출한 이후 약 45년 만에 거둔 성과다.
전장이 4.9m인 중형 승용차 쏘나타를 기준으로 9000만대를 일렬로 세우면 44만1000㎞다. 지구 둘레를 11번 돌 수 있고, 지구에서 달까지(38만㎞) 줄을 세우고도 남는다.
해외에서 판매된 9000만여대는 국내와 해외 공장에서 각각 절반 정도를 생산했다. 국내 공장에서 생산돼 수출된 물량은 4546만대(현대차 2641만대·기아차 1905만대)며, 해외 공장에서 생산된 판매량은 4472만대(현대차 3236만대·기아차 1236만대)로 집계됐다.
해외 판매 실적은 현대차가 1997년 터키 이즈미트에 공장을 준공한 것을 시작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최근 완공된 기아차 인도 아난타푸르 공장을 포함해 해외 13개 지역에서 완성차 공장 20개를 운영하고 있다.
양사의 누적 해외판매는 2001년에 1000대를 돌파한 이후 2009년 3000만대, 2013년 5000만대에 이어 올해 상반기 9000만대를 달성했다. 차종별로는 '2013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된 현대차 '아반떼(해외 판매명 엘란트라)'가 중국 전략형 모델을 포함해 1023만8452대로 가장 많았다.
이어 소형 '엑센트(중국·러시아 전략형 모델 포함)'가 866만4269대,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투싼'이 552만6504대로 2, 3위를 차지했다.
기아차 중에서는 소형 승용 '프라이드(중국·러시아 전략형 모델 포함)'가 549만2124대로 가장 많았다. 전체로는 4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현대차 '쏘나타(514만9000대)', 기아차 '스포티지(495만5000대)', 현대차 '싼타페(374만대)', 기아차 '쏘렌토(252만6000대)' 등이 뒤를 이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팰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를 비롯해 '베뉴', '셀토스' 등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SUV 모델들을 대거 추가했고, 신형 쏘나타의 해외 판매를 곧 시작한다. 해외에서도 '신차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간 해외 판매량이 600만대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대차그룹이 내년 말에는 누적 판매 1억대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표】현대·기아차 해외 인기 상위 모델(자료: 현대차그룹)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