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으로 지은 '교사' 2년 만에 가격 뚝↓…교육부, 백석대 등 3개 대학 종합감사 착수

등록금으로 지은 학교 강의용 건물(교사)이 다른 대학·종교재단에 교환·매각되는 과정에서 의혹이 제기된 백석대·백석예술대·백석문화대 3개 대학에 교육부가 감사를 실시한다. 2년 만에 대폭 하락한 가격으로 평가받은 데다 허가 과정에서 전 교육부 관료와 유착 가능성이 의심된다는 이유다. 교육부가 3개 대학 동시 종합감사를 벌이는 것은 처음이다.

교육부는 다음 달 12일부터 학교법인 서울백석학원 산하 백석예술대학교(전공대학)와 학교법인 백석대학교 산하 백석대학교(4년제) 및 백석문화대학교(전문대) 종합감사에 착수한다고 29일 밝혔다.

등록금으로 지은 '교사' 2년 만에 가격 뚝↓…교육부, 백석대 등 3개 대학 종합감사 착수

3개 대학은 법인이 다르지만 모두 장종현 백석대 총장이 설립한 학교다.

문제가 된 교지와 교사는 현 백석대신총회가 소유한 서울 서초구 방배동 소재 땅과 건물로, 백석예술대학교가 교비로 2014년 건립했다. 2년 동안 강의용으로 사용하다 2016년 12월 백석대학교 교지·교사와 교환하고 부족분은 현금으로 받았다. 당시 감정 평가를 받은 금액은 교비로 건물을 지었던 비용보다 상당히 낮은 금액으로 알려졌다. 2017년 1월 백석대학교는 종교재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대신총회에 현금을 받고 이 건물과 교지를 매각했다.

교육부는 2년 밖에 되지 않은 건물이 지나치게 저평가를 받고 교환·매각한 과정이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해당 지역 공시가격은 오른 상황이었다. 감정평가를 받은 금액이라고 해도 학생 등록금으로 비싸게 지은 건물을 2년 만에 헐값으로 설립자가 같은 대학에 넘기고, 또 다시 종교재단으로 넘긴 과정에 비리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교육부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모두 허가를 내줬다. 교육부는 사립대학제도과장을 지낸 A씨와 백석대 등과의 유착 여부를 감사를 통해 조사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당초 2016~2017년 사이 재산 교환 등 특정 사안을 조사했다. 교환허가의 적법성 및 교육부 관계자와의 유착 등 각종 의혹이 제기돼 종합감사로 확대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하반기 비리사학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강도 높은 감사를 준비 중이다. 설립 이후 한 차례도 종합감사를 받지 않은 16개 대학을 대상으로 2021년까지 종합감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와 별개 사안이 있을 경우 이번처럼 종합감사를 실시한다.

교육부는 각종 의혹을 해소하고 감사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처음으로 3개 대학 동시 종합감사를 실시한다.

백석대 설립자인 장 총장은 특정 건설업체에 학교 공사를 몰아주고 공사대금을 부풀린 후 일부를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약 6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2012년 기소되기도 했다. 1심은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2심·3심에서 징역 3년형을 받았다. 2016년 대통령 특별사면을 받은 뒤 백석대 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재산교환과정뿐만 아니라 법인, 입시·학사, 인사·채용, 회계, 시설 등 대학운영 전반에 걸쳐 2주간 진행한다. 합동감사단, 시민감사관 및 회계사 등 전문 인력을 포함해 27명 내외 감사인력을 투입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건전한 사학은 지원하고 자율성은 존중하되 교육현장 비위에는 엄정 대응할 것”이라면서 “교육부와 사학이 유착됐다는 오명을 없애기 위해 철저하게 감사를 시행하고 선제적인 제도개선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