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신임 총리 “원전 르네상스 시대 열렸다”…韓 수출길 다시 열리나

브리스 존슨 영국 신임 총리. / 자료=AP·연합뉴스
브리스 존슨 영국 신임 총리. / 자료=AP·연합뉴스

영국 신임 총리가 원전에 대한 적극 지지를 천명했다. 이에 따라 한 동안 지지부진했던 영국 신규 원전 건설에 관한 사업계획이 곧 수립될 거란 기대가 크다. 우리 정부는 영국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기라고 진단하며, 한국전력과 영국 신규 원전 사업 수주에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29일 외신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하원 연설에서 원전 산업 발전에 대한 정부 지원을 약속하고, 원전 가치와 중요성을 설파했다. 지난 24일 새로 취임한 존슨 총리는 과격한 말투와 튀는 행동으로 '영국판 트럼프'로 불리는 인물이다.

존슨 총리는 “원전 르네상스 시대가 열렸다고 생각한다”며 “원전이 중요 에너지원이라는데 이견이 없고, 탄소 배출 감축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1956년 세계 최초 원자력발전소를 준공한 영국은 지난 30여년간 원전 15기를 구축, 국가 전력 21%가량을 충당해왔다. 이후 영국 정부는 노후화 등 이유로 2030년까지 1기를 제외한 모든 원전을 폐쇄한다고 발표, 2030년까지 16GW 규모 신규 원전 건설을 계획 중이다.

일본 도시바는 21조원 규모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을 위한 현지법인(뉴젠)을 설립·운영했으며, 한전은 뉴젠 지분 100%를 인수해 영국 원전 사업에 뛰어들 계획이었다. 그러나 영국 정부가 새로운 원전 사업모델(RAB) 도입 계획을 추진하면서 도시바와 한전 간 뉴젠 인수협상도 중단됐고, 결국 뉴젠은 지난해 11월 청산 절차를 밟았다.

이 밖에도 지난 1월 일본 히타치가 영국 웨일스에서 추진해온 원전 건설 프로젝트 중단을 선언, 사실상 모든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가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다.

전문가들은 영국 에너지 정책 칼자루를 쥐고 있는 존슨 총리가 '친원전'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신규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 정부도 신규 원전 건설에 관한 영국 정부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수출 재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산업부 관계자는 “영국 정부는 기존에 추진해온 신규 원전 사업이 대부분 중단됐다는 점을 고려,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할 때”며 “시간이 오래 지날수록 국가 전력수급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 정부가 무어사이드 사업계획을 어떤 방향으로 제시할지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며 “이미 뉴젠은 청산됐기 때문에 사업권을 직접 확보하거나 건설 부지를 장기 임대하는 등 방법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