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가전유통업계가 에어컨 판매 부진에 울상이다. 작년 보다 늦게 찾아온 장마에 폭염이 사라지면서 에어컨 대목인 6~7월 구매 수요가 급감했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가전양판점과 온라인쇼핑의 올해(1~7월) 에어컨 판매량은 작년 동기와 비교해 크게 줄었다.
한 온라인쇼핑 업체의 6~7월 에어컨 판매량은 전년 대비 50% 수준으로 떨어졌다. 누적 올해 판매량은 작년보다 10% 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업체는 1월부터 5월까지 전년을 웃도는 판매 실적을 거두며 선전했다. 작년에 폭염과 무더위, 최소 수일에서 최장 한 달여에 걸친 설치 대기 기간 등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본격적 여름을 앞두고 미리 에어컨을 구매한 덕이다.
하지만 6~7월 본시즌에 들어서면서 구매가 감소했다. 다른 온라인쇼핑 채널도 7월 한 달 에어컨 판매량이 작년 동월 대비 3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쇼핑 관계자는 “에어컨 판매 성수기는 더위가 절정에 이르는 6~8월”이라면서 “올해는 이른 더위로 5월 에어컨 구매가 늘었지만, 6월부터는 폭염과 열대야가 줄면서 에어컨 판매가 감소했다”고 전했다.
가전양판점도 에어컨 판매에 고전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주요 가전양판점의 6~7월 에어컨 매출은 전년 대비 최소 10% 이상 감소했다. 온라인쇼핑과 마찬가지로 작년 보다 '덥지 않은' 날씨 때문에 에어컨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설치비만 수십만원에 달하는 에어컨 보다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 높은 창문형 에어컨, 무선 선풍기 등을 구매하는 소비 트렌드도 나타났다.
유통업계는 8월 작년과 비슷한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지 않는 이상 에어컨 수요 급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양판점 연간 매출 가운데 에어컨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수준”이라면서 “에어컨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제습기 등 시즌 가전 판매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