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의 노동조합이 사측과 임금협상에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총파업을 위한 찬반 투표에 돌입했다. 매각설과 특별 할인으로 인한 도매상의 집단반발에 이어 노조와 갈등으로 파업이 현실화 될 경우 여름 성수기 매출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 노조는 올해 임금인상 관련 협상을 진행해왔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측은 현재 임금 8%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측은 동결을 제시한 상황이다. 사측과 노조는 현재까지 8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노조는 29일부터 31일까지 파업을 위한 찬반 투표에 돌입했다. 금주 중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파업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금주 투표 결과에 따라 파업 여부를 결정하고 일정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파업을 위해서는 노동위원회에 임금협약과 관련 쟁의조정을 신청한 뒤 조정중지 결정을 받아야 한다.
오비맥주 노조 관계자는 “협상 초기 단계지만 회사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찬반 투표 결과에 따라 파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비맥주와 노조는 최근 수년 간 임금 협상에서 진통을 겪어왔다. 노조는 △2013년 10.9% △2014년 9.5% △2015년 10.3% △2016년 9.3% △2017년 8% 연봉 인상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2013년 2.8% △2014년 3.5% △2015년 3.0% △2016년 3.0% △2018년 2.5%를 제시해 큰 격차를 보였다. 매년 진통 끝에 양측은 △2013년 6% △2014년 4.7% △2015년 4.7% △2016년 3.5% △2017년 4.5% 연봉 인상안을 타결했다.
파업이 결정 될 경우 오비맥주는 여름 성수기를 맞아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생산제고가 남아있어 즉각적인 영향은 없을 수 있지만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물량 공급 등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카스의 특별할인으로 인해 주류 도매상들이 집단 반발을 하고 있는 상황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전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는 26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오비맥주의 도매상 PC 접속과 자료 요청 거부, 빈 병 반납 거부 등을 결의했다. 기습적 가격 인하가 물량을 떠넘기기 위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하이트진로의 '테라'의 인기도 오비맥주에 부담이다. 테라는 출시 40일 만에 100만 박스가 팔렸으며, 출시 100일 만에 1억병(330mL 기준)을 돌파하는 등 빠른 속도로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경쟁사가 빠르게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여름 성수기 파업은 악재로 작용될 것이 자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의 임단협 진통은 연례행사지만 최근 도매상의 보이콧 움직임과 매각설, 테라의 인기 등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파업이 진행된다면 매출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