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으로 컴퓨터에 글자를 입력하는 시대가 가까워졌다.
30일(현지시간) 테크크런치 등 외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비삽입형 웨어러블 기기를 통한 새로운 BCI(brain-computer interface) 기술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페이스북 리얼리티랩스가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페이스북은 2017년 개발자회의 F8에서 뇌 신호를 이용한 입력장치 연구 로드맵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당시 계획은 두개골 안에 장치 이식이 필요하고 비용이 크게 든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 때문에 연구는 실험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오랫동안 업데이트도 없었다.
이번 최신 발표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외과수술이 필요 없는 새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연구진은 뇌 표면에 전극 기록 장치를 부착한 간질 환자 3명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분석했다. 9가지 간단한 질문에 환자들이 큰 소리로 대답하도록 하고, 컴퓨터가 뇌 활동을 해석한 결과와 일치하는지 연구했다. 기록된 전극이 특정 단어 및 어구와 일치하는 패턴을 찾았다.
아직은 제한된 단어와 문구 인식만 가능한 수준이다. 질문과 답변을 객관식으로 제한한 상태에서 연구를 진행했다. 예컨대, 연구 참가자가 “듣고 싶은 악기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바이올린” 혹은 “드럼” 등을 선택할 수 있는 형식이다. 질문 내용을 사전에 시스템이 알고 있다면 61~76%의 답변 정확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오답률을 17% 미만으로 유지하면서 1000단어 어휘로 분당 100단어를 디코딩하는 것이 연구 목표다.
이 기술은 향후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용될 것으로 평가된다. 별도 컨트롤러 없이 '선택' 혹은 '삭제' 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또한 언어 능력에 장애가 있는 환자들 의사표현을 돕는 목적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다만 기술 상용화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페이스북은 “현재는 속도가 느리며 신뢰하기 어려운 기술 단계다. 그러나 잠재력은 상당하므로 이 같은 최첨단 기술을 지속 개선하는 것은 가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