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타면세점이 입점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팔을 걷었다. 차별화 전략과 집객요소 강화를 통해 위기설을 잠재우고 성장을 일구겠다는 각오다. 최근엔 면세점 화장품 매출 상위 브랜드인 입생로랑 유치에 성공하며 가시적 성과도 거뒀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로레알그룹 색조 브랜드 '입생로랑'은 이르면 다음 달 두타면세점에 문을 연다. 두타면세점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입생로랑 입점을 위한 긴밀한 협의를 진행해왔다”면서 “브랜드를 찾는 수요가 많아 모객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면세점에서 화장품이 갖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지난해 국내 면세시장 내 화장품 매출은 10조7270억원으로 전체에 56.6%의 비중을 차지한다. 중국 보따리상(다이궁)이 몰리는 시내면세점에서는 화장품 비중이 무려 61.9%에 달한다.
입생로랑은 그 중에서도 최상위 브랜드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입생로랑 면세점 판매액은 2675억원으로 단일 브랜드 기준 다섯 번째로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 중국 색조 화장품 시장서도 점유율 확대 폭이 가장 크다. 국내서도 보따리상을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늘었다.
두타면세점이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전략적 입점에 적극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명동·강남 상권을 벗어나 있는 입지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외국인 고객을 끌어올 유인요소가 절실했다.
특히 롯데·신라·신세계·현대·갤러리아 등 경쟁 면세점에 전부 입점한 입생로랑을 유치하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그러나 다음 달 폐업이 결정된 갤러리아면세점 매장이 문을 닫으면서 기회가 생겼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두산 입장에선 경쟁사에 다 있는 핵심 브랜드가 없다는 게 아킬레스건이었을 것”이라면서 “다른 브랜드도 유치하기 위한 물밑협상이 치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갤러리아면세점서 문 닫는 구찌 등 주요 명품 브랜드도 잠재 타깃으로 꼽힌다.

지난해 매장 운영 효율화로 3년 만에 흑자전환을 일궈낸 두타면세점은 올해 상품력 강화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1월 명품 브랜드 편집숍인 '디메종'을 연데 이어, 3월에는 미국 화장품 브랜드 '투페이스드'를 면세점 최초로 유치했다. 오는 9~10월에는 입생로랑과 더불어 면세점 수요가 늘고 있는 메이크업 브랜드 '아워글래스' 매장까지 입점시켜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한다는 계산이다.
두타면세점은 영업 층수를 줄이고 마감시간도 앞당기는 등 효율화에 집중해 지난해 1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여전히 누적적자가 600억원을 넘는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 성장이 주춤한 만큼 화장품 라인업 강화를 통해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포석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롯데면세점이 입생로랑과 VIP 고객 초청 행사를 진행했을 정도로 면세점 입장에선 고객 집객에 영향력이 막대한 핵심 브랜드”라면서 “3대 명품 입점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두산이 다이궁 선호도가 높은 알짜배기 브랜드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