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美연준, 예상보다 덜 완화적…국내 경기 악화 시 통화정책 대응"

이주열 "美연준, 예상보다 덜 완화적…국내 경기 악화 시 통화정책 대응"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발언은 시장이 생각했던 것보다 덜 완화적이라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 총재는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미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두고 “금리를 인하한 것은 당초 예상에 부합한다”면서도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 덜 완화적이라고 평가하나, 기본적으로 연준이 미국 경기 확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이번에도 밝힌 점을 (저희는)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연준은 이번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2.25~2.50%에서 2.00~2.25%로 0.25%포인트(P) 내렸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인하했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명확히(definitely) 보험적 측면”이라며 장기적 인하 사이클로 들어선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미국 기준금리 인하를 우리 통화정책과 바로 연결시킬 수 없다”며 “이번 금리인하와 실효하한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미 기준금리 향방에 대해서는 “투자은행(IB)들, 시장의 평가를 나름대로 본 결과 추가적인 인하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크다”고 답했다.

실효하한은 유동성 함정, 자본 유출 위험 등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를 최대한으로 내릴 수 있는 임계치를 의미한다.

앞서 이 총재는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인하 한 번으로 실효 하한에 근접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통화정책 여력이 있다”며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한국 경제 여건이 악화될 경우 금리 인하를 고려하겠냐는 질문에는 “경제 상황이 많이 악화하면 당연히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한국을 배제할 경우에의 대응에 대해서는 “일본의 수출규제는 상당히 큰 리스크”라면서도 “일본만의 조치를 가지고 (통화정책을) 하겠다고 판단할 순 없다”고 말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