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동률 낮춰도 계속 떨어지는 LCD 가격…하반기 회복 기대감도 꺾이나

LCD 생산라인.
LCD 생산라인.

액정표시장치(LCD) 가격이 6월에 이어 7월에도 하락하면서 하반기에 가격이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꺾이고 있다. 지난 2분기 국내외 패널사가 가동률을 소폭 낮췄지만 가격 하락세를 막는 효과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패널사들은 다시 가동률을 높이고 있어 LCD 가격 전망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세계 디스플레이 경기가 끝이 보이지 않는 깊고 어두운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CD 가격은 지난 3월 소폭 반등하고 5월까지 보합세를 보였으나 6월에 하락세로 전환하고 7월에 낙폭이 커지면서 좀처럼 상승 여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는 계절 성수기로 TV 판매량이 증가하지만 세트사들이 상당량의 패널 재고를 축적한 것으로 알려져 하반기 패널 가격 반등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LCD TV 패널 가격은 지난해 10월부터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후 3월에 32인치와 43인치, 50인치 위주로 소폭 반등하면서 상승 기대감이 커졌으나 큰 반등을 기록하지 못하고 6월부터 가격이 떨어졌다. 당시 삼성디스플레이가 L8 라인 가동을 중단할 것이라는 심리가 작용해 세트사들이 재고 축적에 나서면서 가격이 올랐다.

여기에 주요 패널사들이 2분기에 가동률을 소폭 조정하면서 패널 가격 방어에 나섰지만 전체적으로 가격 상승세를 이끄는 효과는 크지 않았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중국의 주요 패널 제조사가 8세대 LCD 라인 중심으로 가동률을 낮추고 생산량을 조정했지만 가격 방어로 이어지지 못했다.

중국이 10.5세대 LCD 가동에 집중하면서 프리미엄 초대형 패널도 크게 하락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 1월 대비 7월에 주요 패널 사이즈가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대형 인치 감소폭이 컸다.

1월 65인치 패널 가격은 224달러였으나 7월 180달러로 19.6% 감소했다. 55인치는 143달러에서 116달러로 18.8% 줄었다. 43인치는 3.6% 감소에 그쳤으나 32인치는 14.6% 하락했다.

75인치 가격도 하락했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 데이터에 따르면 75인치 패널 가격은 지난 4월 460달러였으나 7월 410달러로 10.8% 줄었다.

하반기 전망은 어둡다.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다시 8세대 가동률을 높이기 시작했고 BOE도 10.5세대 가동률을 일시 낮췄다가 다시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차이나스타가 새로 가동을 시작하는 10.5세대 라인은 공급과잉을 더 가중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 패널 수요가 회복하면 자연스럽게 가동률을 높이게 되지만 현재 TV 세트사가 축적한 재고가 많고 중국에서 10.5세대를 가동하면서 75인치, 65인치 등 대형 인치 공급과잉이 심해지고 있어 가격 반등 기회가 불투명해보인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3분기 중에 L8 공장의 일부 라인 가동을 중단하더라도 이미 가동률을 낮춘데다 시장 공급과잉이 워낙 심해서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반등을 이끌어낼 수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표. LCD TV 패널 가격 추이 (자료: IHS마킷)

가동률 낮춰도 계속 떨어지는 LCD 가격…하반기 회복 기대감도 꺾이나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