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 규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벤처기업이 감내할 수 있는 최대 기간이 6~8개월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규제 품목 국산화에는 3~4년이 걸릴 전망이다.
벤처기업협회(회장 안건준)가 지난달 17~25일 벤처기업 335곳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초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공정에 필요한 핵심 소재 불산(불화수소), 감광액(포토레지스트), 폴리이미드 3개 품목에 대한 수출을 제한했다. 이번 설문조사 응답 기업 중 14곳이 이 같은 규제와 직접 관련돼 있다. 이들 기업은 해당 품목 규제가 지속될 경우 감내 가능한 최대 기간으로 6~8개월이라고 밝혔다.
규제 대상 소재 국산화 가능 시점에 대해선 3~4년 내가 42.9%로 가장 높았다. 1~2년은 35.7%, 5~10년은 14.3%로 나타났다.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할 해법도 제시됐다. 벤처기업 3분의 2 이상은 제조 분야 기술벤처를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 차원 처방전으로는 응답 기업 중 70~75%가 '제조 및 기술벤처 육성을 위한 투자·자금지원 및 R&D 지원'이 시급하다고 꼽았다. 이어 '경영안정자금 및 세제징수 유예'(16%), '수출입 제품 및 기술 인증 관련 규제 개선'(4~13%) 순서다.
기업 스스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수입선 다변화와 연구개발 및 설비투자 확대, 긴축 재정 정책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답했다.
사회 분위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실패를 용인하는 연구개발 지원과 국내 수요처 확대가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벤처기업과 국내 글로벌 기업 간 협력도 활성화돼야 한다는 요청도 나왔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수년간 제조 분야 기술벤처 육성과 관심을 촉구해 온 바 아쉬움이 더욱 크다”며 “단기적으로는 위기임이 분명하지만 기술력 및 혁신 역량을 보유한 벤처기업을 육성, 핵심소재 국산화를 이뤄내는 전화위복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