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형사립고 설립 후 강남·서초로 전학한 학생이 급감했으며 강북 등 아파트 전세가격이 상승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부동산114의 부동산 데이터와 서울 25개구의 중학교 전출입을 분석해 6일 이 같이 밝혔다.
자사고 관련 부동산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은 많이 나왔으나 구체적인 데이터가 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로학원은 자사고 설립되기 이전에는 강남, 서초, 송파, 양천 아파트 평당가격 상승률 25개구 중 최상위권권이였으나, 자사고 설립 후 아파트 평당 가격은 마포, 서대문 등 비교육특구가 상승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자사고 설립후 2010년 이후부터 강남, 서초 등으로 전학한 학생은 급감했다. 강남으로 반드시 전학을 가야 한다는 불안감을 완화하고 부동산 시장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자사고 도입전 2000년에서 2009년 서울 25개구 아파트 가격 최대 상승률 1위에서 5위까지 모두 교육특구로 불리는 지역이었다. 강남구는 2000년에서 2009년 아파트 3.3㎡당 가격 상승률 228.3%로 1위(1036만원에서 3401만원)를 차지했다. 2위는 서초구(208.1%)로 938만원에서 2890만원으로 상승했으며 196.8% 오른 양천구가 뒤를 이었다. 송파구는 4위, 노원구가 5위였다.
반면 자사고가 지정된 2010년부터 2018년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1위에서 3위까지가 모두 비강남권으로, 1위에서 3위 모두 해당구에 자사고가 지정된 지역이다. 성동구는 2010년에서 2018년 76.0%로 1위(1610만원에서 2834만원)를 서대문구(69.2%)가 2위에 올랐다. 64.4% 오른 마포구와 59.8% 오른 서초구가 뒤를 이었다. 5위는 58.3% 상승한 동작구였다. 2000년에서 2009년 사이 1위를 기록한 강남구는 2010년 이후 상승률 8위, 송파구는 4위에서 7위가 됐다.
가장 크게 상승한 지역은 신일고가 소재한 강북구 미아동으로 나타났다. 지정전 4.1%, 지정후 8.7%로 4.6%가 상승해 13개 지역 중 가장 크게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2위는 경문고가 있는 동작구, 3위는 배재고가 있는 강동구였다.
반면 13개 지역중 자사고 지정후 전세가 변동률이 낮아진 지역은 강남구 일원동(중동고 소재) 8.0%에서 7.9%로 0.2%p 하락, 양천구 목동(양정고, 한가람고 소재) 9.0%에서 7.7%로 1.3%p 하락했다.
고교입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서울 25개구의 중학생 전출입을 분석한 결과 강남구 순유입자수가 2009년 514명에서 2018년 120명으로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송파구도 998명에서 〃44명으로, 노원구 201명에서 〃51명으로, 서초구 171명에서 〃12명으로, 양천구 132명에서 13명으로 줄었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부동산 가격 변동이 꼭 자사고 지정의 인과관계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좋은 학교가 자기동네에도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으로 좋은 지역으로 전학을 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일정부분 완화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자사고 변수 외에도 수시 확대정책 또한 학교내신에서 불리한 지역을 기피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자사고 지정 폐지 등의 변수가 있다 하더라도 이미 올라갈데로 올라간 지역에는 부동산 가격에 대한 진입 장벽이 크게 높아져 과거처럼 급격한 이동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