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하반기 한미연합연습 이튿날인 6일 발사체 발사를 강행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일본의 수출제한 사태와 함께 경제·안보 분야 겹악재를 맞았다.
북한은 전날 문 대통령이 '평화경제' '남북경협'의 절실함을 강조한 다음날 곧바로 발사체 발사와 함께 '새로운 길'까지 언급하며 강력 반발했다. 현 정부가 집권 이후 한반도 경제, 안보를 둘러싼 최대 위기상황에 직면했다는 평가다.
합동참모본부은 6일 “우리 군은 오늘 오전 5시 24분경, 오전 5시 36분경 북한이 황해남도 과일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오전 7시 30분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북한의 연이은 단거리 발사체 발사 배경과 의도를 분석하고,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전반적인 군사안보 상황을 점검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관계장관들은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했다”며 “앞으로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철저한 감시 및 대비 태세를 유지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도 엄중하게 상황을 보고 있다. 여름 휴가도 반납한 채 연일 비상회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일 청와대에서 가진 임시 국무회의에서는 일본 정부를 향해 '이기적인 민폐행위'라며 날선 비판을 가했다. 주말을 거쳐 종합 대응책을 발표했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 검토 등 외교·안보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하지만 순조롭게 흘러갈 줄 알았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까지 비상이 걸리면서 난제에 봉착했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지난달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이는 발사체를 쏜 이후 13일 동안 4번째다.
연쇄적인 '발사체 도발'은 한국의 F-35 스텔스 전투기 등의 첨단 전력 도입과 한미연합훈련을 겨냥한 것이다.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않는 북미간 협상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풀이된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현재 한반도 비핵화협상에 실질적인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통하여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도록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긴장이 증폭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다음주 광복절 축사에 어떤 내용을 담을지 주목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광복절 축사 내용에 대일 메시지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방향이 포함될 것”이라며 “주요 분기점이 될 수도 있어 연일 연설방향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