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라 韓상륙 초읽기…국내업체, K뷰티·맞춤형으로 맞불

세포라 韓상륙 초읽기…국내업체, K뷰티·맞춤형으로 맞불

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매장 '세포라'의 한국 진출을 앞두고 국내 뷰티시장에 적잖은 변화가 예고된다. 국내 업체들은 맞춤형 특화 매장과 K뷰티 경쟁력에 집중하며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세포라코리아는 오는 10월 24일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몰에 국내 첫 매장을 연다. 프랑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이 운영하는 세포라는 34개국에 2500여 매장을 둔 글로벌 1위 화장품 편집숍이다.

파르나스몰점을 시작으로 명동·신촌에 4개점을 연달아 연다. 2022년까지 14개 매장을 오픈하며 고객과 접점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최근엔 대규모 직원 채용에 나서며 개점을 앞두고 시장 공략 채비를 마쳤다.

그간 해외 직구로만 찾아 볼 수 있었던 자체 개발(PB) 컬렉션부터 독점 브랜드까지 차별화된 상품 구색을 갖춰 국내 뷰티 시장에 상당한 파급력이 예상된다.

세포라 한국 진출로 직접적인 영향이 예상되는 브랜드는 시코르다. 신세계백화점이 전개하는 시코르는 '한국의 세포라'를 표방한 브랜드로 2016년 대구에 첫 선을 보인 이후 젊은층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전국에 매장수가 24개까지 늘어났다.

시코르는 K뷰티를 중심으로 상권에 맞는 차별화 전략을 통해 맞불을 놓겠다는 계산이다. 시코르는 헤라·설화수 같은 K뷰티 브랜드 구색이 다양한 것이 강점이다. 세포라도 해외서 운영 중인 한국 브랜드를 그대로 들여온다는 입장이지만 구색 면에선 다양성이 떨어진다.

신세계 관계자는 “시코르는 한국 브랜드 비중이 50%에 달하는 '한국형 뷰티 편집숍'”이라면서 “헉슬리처럼 SNS서 입소문 탄 브랜드도 대거 유치해 K뷰티 경쟁력에서 우위를 가졌다”고 말했다.

시코르 강남역점
시코르 강남역점

상권 맞춤형 전략도 펼친다. 시코르는 대구 동성로점과 서울 가로수길점 매장 내 카페를 입점시켰다. 유동 인구가 많은 상권 특성을 살려 집객요소를 최대한 늘리려는 복안이다. 2017년 마스크팩으로 첫 선을 보인 시코르 컬렉션도 40여개 상품군으로 확대해 고객 유인요소를 강화했다.

국내 최대 헬스앤뷰티 스토어 올리브영도 세포라 상륙에 대비를 갖췄다. 우선 공식 온라인몰에 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를 한데 모은 프리미엄관을 론칭했다. 직접적인 경쟁이 벌어질 강남 점포는 상권 특성에 맞춰 1층 매장을 색조 화장품 중심으로 꾸리는 등 변화를 줬다.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도 세포라가 단일 브랜드샵은 물론 시코르와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희은 유로모니터 선임연구원은 “세포라 주 소비자층으로 예상되는 2030대 여성들은 해외여행과 직구 등으로 세포라 브랜드에 친숙하다”면서 “5조6000억원 규모로 성장한 한국 뷰티시장을 놓고 직접적인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