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시작한 뒤 출시한 6개 제품이 모두 실패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처음에 구상한 로봇모듈 '모디'로 한 번만 더해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국내 550여개 학교와 해외 53개국에서 모디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럭스로보는 국내 에듀테크 기업이 진입하기 어려운 공교육 시장에 진출했다. 어렸을 때부터 로봇을 좋아한 오상훈 대표는 꿈을 이뤘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TV 속 로봇에 반해 꼭 로봇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오 대표는 “어렸을 때 로봇에 대해 배우고 싶은 마음은 컸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몰라 헤맸다”고 회상했다.
그는 수소문 끝에 경기도 부천에 있는 로봇 관련 연구소를 찾아가 로봇에 관해 배웠다. 오 대표는 “로봇을 배우려고 서울 집에서 부천까지 왕복 4시간 이상 걸리는 길을 다녔다”면서 “그때 어른이 되면 누구나 로봇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2011년부터 5년 동안 로봇 국가대표 감독을 하면서 로봇 교육 방법을 구상했다. 그는 감독을 하면서 아이들 교육이 왜 어려운지 몸소 느꼈다. '이렇게 교육하면 되는데 왜 이런 제품이 없을까'란 생각을 많이 했다.
이후 직접 로봇 생태계에 뛰어들기 위해 일곱 번째 아이템인 코딩로봇모듈 모디가 탄생했다.
성공 과정은 쉽지 않았다. 모디 출시 전에 내놓은 제품은 사용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그는 “추진하는 사업마다 실패가 반복되고, 직원은 월 급여도 10만원밖에 안 되는 '공짜 노동'에 지쳐 갔다”고 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포기'를 생각하지 않았다. 오 대표는 “나에게 포기란 개념은 없다”면서 “사업을 한다는 생각으로 럭스로보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 '로봇'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나아 갔다”며 웃었다. 동료들 또한 지쳐 갔지만 다들 로봇 분야에 미쳐 있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끝을 보자는 마음은 오 대표와 같았다.
결국 럭스로보는 누구나 쉽게 코딩으로 조립할 수 있는 로봇모듈 모디로 국내외 공교육 시장을 뚫었다.
각각의 모디 모듈을 통해 통신도 되고 전등을 켜고 끌 수 있으며 모터가 달려 팬을 돌릴 수 있다.
오 대표는“실패를 밑거름 삼아 국내뿐만 아니라 처음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염두에 뒀고, 홍보 자료도 정교하게 제작했다”면서 “몇 번 실패를 거듭해 보니 사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금씩 깨달았다”고 말했다.
럭스로보는 제품기획, 제품전략, 소비자 분석, 원천기술 및 특허 확보, 경쟁사 확인, 양산 및 제품 품질 검증, 투자자의 의견, 영업 및 유통 등 많은 검토와 분석 과정을 거쳤다. 오상훈 대표는 “국내 학교에 진입할때도 교장, 교사, 학생 등 3번이 넘는 모디를 통한 코딩 강의를 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럭스로보는 미국, 두바이, 요르단, 카타르, 영국, 말레이시아 등 해외 53개국에 진출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