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작물 재배 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자동관개기술을 적용해 농업용수 22%를 절감하고 생산량이 최대 37% 늘어났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농촌진흥청은 이 기술을 확대 보급해 밭농사 경쟁력을 향상시킬 방침이다.

농진청은 설치와 관리가 간단하고 농업용수도 절약할 수 있는 '정보통신기술 기반 지중점적 자동관개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이 기술은 노지 밭작물 재배 시 수월한 물 관리를 위한 것으로, 땅 속에 관을 묻고 작물의 뿌리 쪽에 필요한 양만큼 물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농진청은 점적호스 일정간격으로 구멍이 뚫려 있어 물이 고르게 나올 수 있는 호스(관)를 트랙터에 설치할 수 있도록 전용 매설기계를 개발, 특허 등록을 마쳤다.
주행하면서 최고 40㎝ 깊이로 점적호스를 묻을 수 있고, 매설간격도 조절할 수 있다.
대규모 면적에도 손쉽게 점적호스 매설이 가능하도록 지중점적 매설기를 개발하고 기계화 작업을 접목시켜 우리나라 밭 입지조건에 맞게 발전시킨 기술이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실시간 토양 속 수분을 관리, 부족한 양만큼 물을 공급하는 자동관개시스템도 개발했다.
지중점적 관개시스템을 활용하면 노동력 부담은 덜고 물이용 효율은 높여 농업용수 절약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작물 뿌리 가까이에 물을 공급해 기존 방식 대비 유실되는 물이 적어 농업용수가 22% 절약됐다. 무관개(2016~2018년 기준) 대비 콩은 26%, 참깨는 37% 수량이 늘었으며, 지표점적(2018년) 대비 콩은 9%, 참깨는 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스템 설치에 드는 비용은 단위 면적(ha)당 약 2900만원으로, 기존 스프링클러(1700만원)에 비해 초기 설치비용은 더 높다. 하지만 반복적인 설치와 철거가 필요 없어 물관리에 소요되는 노동력 투입 비용이 들지 않는다.
설비 투자비 회수기간은 약 7년으로, 이후 5년 이상 용수비용과 노동력 절감 효과를 추가로 누릴 수 있다.
농진청은 ICT 기반 지중점적 자동관개기술을 전국 양평·보은군 등 9개 시·군에 각 2ha씩 조성하는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시범 지역은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대단위 콩 재배지인 전북 김제의 경사지에서 시험(2017~2018)한 결과, 관수 노력비 절감과 수량성 증대로 농가의 기술만족도가 93%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정보통신기술 기반의 지중점적 자동 관개 기술 적용 프로세스. [자료:농촌진흥청]](https://img.etnews.com/photonews/1908/1213438_20190808140851_914_0001.jpg)
농진청은 이번에 개발한 관개기술이 노지 밭작물까지 확대돼 밭농업 경쟁력을 키우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개발된 트랙터 부착형 지중점적관 매설기는 산업체에 기술이전하고 신기술 기종으로 등록해 농기계 임대기종으로 보급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조현석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 남부작물부장은 “지중점적 자동관개기술을 이른 시기에 보급해 밭작물 재배 시 물 관리에 드는 노동력과 농업용수 사용량은 낮추고 생산량은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함봉균 정책(세종)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