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뇌 신경회로 제어한다

스마트폰으로 뇌 신경회로를 무선 제어하는 기술이 국제 공동연구로 개발됐다. 다양한 약물과 빛을 뇌에 전달해 치매나 파킨슨병 같은 뇌 질환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신성철)은 정재웅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팀이 마이클 브루카스 미국 워싱턴대 교수팀과 함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뇌 신경회로를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는 이식용 무선기기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뇌 이식용 무선디바이스와 이를 쥐 뇌에 적용한 이미지
연구팀이 개발한 뇌 이식용 무선디바이스와 이를 쥐 뇌에 적용한 이미지

기존 이식용 기기는 크기가 커 뇌 조직 손상을 부를 수 있고 선택 제어가 어렵다. 금속이나 실리카 같은 고강성 재료를 써 부드러운 뇌 조직에 적용하기에 부담 된다. 염증반응을 불러 장기간 이식에 활용하기도 부적합하다.

연구팀은 미세한 폴리머(중합체) 유체관과 마이크로 LED를 결합해 유연한 탐침을 만들고, 이를 소형 블루투스 제어 회로, 교체 가능한 약물 카트리지와 결합해 뇌 이식 기기를 만들었다. 또 스마트폰으로 이 기기의 LED, 약물 전달을 제어할 수 있게 했다. 무게는 2g에 불과하고, 그동안 뇌 이식 기기 문제점에서 모두 자유롭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마이크로 LED 제어 모습과 약물 전달 모습
스마트폰을 이용한 마이크로 LED 제어 모습과 약물 전달 모습

연구팀은 이미 쥐 실험에 성공했다. 쥐의 뇌 보상회로에 기기를 이식하고 도파민 활성 약물 카트리지를 스마트폰 앱으로 제어했다. 이 결과 원하는 시간에 쥐 행동을 증가시키거나 억제하는데 성공했다. 또 마이크로 LED로 자극을 가해 쥐가 특정 장소에 계속 머물게 싶게 만드는 것도 성공했다.

앞으로는 이 기기를 두개골 내에 완전 이식하고 반영구 사용이 가능하도록 연구할 계획이다.

정재웅 교수는 “개발 기기는 스마트폰 조작으로 반복, 장기 무선 제어가 가능하다”며 “뇌 기능을 밝혀내는 연구나 질환 치료에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