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운항선박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을 총체적으로 융합한 첨단 선박이다.
IoT 기술로 기상조건, 선박 상태, 운항 정보, 에너지 등 데이터를 빠르게 취합하고 분석해 AI로 최적 경로를 찾아 운항한다. 사람의 착각이나 실수를 방지해 안전성을 높이고 운용 기업 입장에선 인건비 절감 효과도 높다.
가장 앞서 있는 유럽연합(EU)은 400개 이상 기업이 참여해 실증사업을 하고,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 시험해역을 건설하고 있다.
국내는 최근 수상에스티가 폭 2.5m, 길이 7m의 소형 무인선을 개발, 탑재한 자율운항시스템으로 설정 항로를 따라 연안을 무인자율운항하며 페트병, 스티로폼 등을 자동 수거하는 시범을 보였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지난해 자체 무인수상선을 개발, 정밀 해저지형 관측에 성공했다. 무인자율탐사시스템을 탑재한 이 선박은 세계 최고 수준의 상용 롱텀에벌루션(LTE) 통신 모듈을 적용, 연안에서 수십㎞ 이상 떨어진 도서 지역 또는 외해까지 원격 조정이 가능하다. 이동하면서 다중 음향 신호를 송수신, 해저 횡단면 전체를 동시 관측할 수 있다.
산·학·연 협력도 활발하다. 한국선박전자산업진흥협회는 소속 기업, 대학 연구소, 대형 조선사, 해운사 등과 스마트자율운항선박포럼을 결성, 국제해사기구(IMO) 자율운항선박 정책에 대응해 국내외 동향을 분석하고, 국제 표준화에 따른 국내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산·학·연 협력으로 자율운항선박 기술과 항해 표준 개발을 지원, 관련 시장 선점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무인선박은 조업감시, 어군탐지, 해양관측·조사, 오염방제, 해양청소, 해난구조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 가능하다.
하지만 사람이 승선하지 않기 때문에 선박법, 선원법, 선박안전법 등 관련법 규제를 받는다.
경상남도가 최근 이러한 규제를 피해 무인선박 기술을 개발하고자 무인선박 규제자유특구를 신청했지만 탈락했다.
자율운항선박 도입의 배경에는 기업의 선원 구인난이 깔려 있다.
선원이 육체적으로 힘든 3D직종이라는 인식 때문에 지원자가 줄고 기존 선원은 고령화 추세다.
전문가들은 IoT와 빅데이터 등 정보 분석·활용이 가능한 고급 기술 인력을 양성해야 무인선박 산업을 리드할 수 있다고 말한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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