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4세대 쏘렌토, 脫 디젤 가속…新 파워트레인 '3→6종' 확대

현대·기아차가 내년 1분기 선보일 '4세대 쏘렌토(프로젝트명 MQ4)' 출시를 기점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탈(脫) 디젤'을 가속화한다.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 맞춰 90% 이상이던 디젤 엔진 비중을 줄이고 가솔린과 하이브리드(HEV·PHEV) 엔진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확대하는 전략이다.

기아자동차가 현재 시판 중인 3세대 쏘렌토.
기아자동차가 현재 시판 중인 3세대 쏘렌토.

12일 현대·기아차가 부품 협력사와 공유한 자료에 따르면 기아차는 신형 쏘렌토 엔진 라인업을 3종에서 6종으로 확대한다. 디젤 엔진 2종은 1종으로 줄이고, 가솔린 엔진은 1종에서 3종으로 늘린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엔진 2종을 새로 추가한다.

신규 디젤·가솔린 엔진 라인업은 '뉴 R(디젤)' '세타 2.5 MPI(가솔린)' '세타 2.5T GDI(가솔린)' '람다 3.5 MPI(가솔린)' 4종이다. 하이브리드 엔진 라인업은 '감마 1.6 T-GDI(HEV)' '감마 1.6 T-GDI(PHEV)' 2종이다. 기아차는 시장 수요에 따라 신형 쏘렌토를 기반으로 한 수소전기차(FCEV) 버전을 내놓는 방안도 검토에 들어갔다.

새 엔진은 내년 상반기 시판을 앞둔 현대차 '싼타페 상품성 개선 모델(TM PE)'에도 적용을 확대한다. 현대·기아차가 엔진을 6종으로 두 배 확대하며 파워트레인을 다변화하는 것은 국내외 시장에서 환경 규제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서다. 디젤 엔진 위주 라인업으로는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를 맞추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유럽연합(EU)은 2021년까지 전체 신차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당 95g 이하로 제한했다. 2021년까지 목표치에 이르지 못하면 각 업체는 1g당 95유로의 벌금을 내야 한다. 최근 EU는 28개 회원국과 협의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승용차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21년보다 37.5% 더 감축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 역시 대응에 분주하다. 내년을 기점으로 오는 2025년까지 차세대 플랫폼을 적용한 모든 완전변경 신차에 1종 이상의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탑재할 방침이다. 내년에는 새로운 전동화 모델 4종 이상을 투입, 15만대에 이르는 신규 양산 체제도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내년에 출시할 주력 세단 '7세대 아반떼(CN7 HEV)' 라인업에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전면에 내세운다. 아반떼를 기반으로 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도 개발해 중국과 신흥 시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EU를 비롯한 세계 각국 환경 규제 강화로 자동차 업체들이 배출가스 감축에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현대·기아차도 새 규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내년을 기점으로 빠르게 전동화 모델을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