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디스플레이 업계에 과감한 투자를 당부하며 적극적인 세제·자금 지원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 업종이 일본 수출규제가 직접 영향을 미치는 분야임을 고려한 판단이다. 내년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R&D)에 올해보다 1조원 이상 늘어난 예산을 투입한다. 특히 '디스플레이 혁신공정 플랫폼 구축사업'에는 올해 예산(71억원)보다 10배 이상 배정한다.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테스트베드도 대폭 확충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를 방문한 이후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를 찾아 업계와 간담회를 가졌다.
홍 부총리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수요기업인 대기업의 적극적 투자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LG디스플레이가 발표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인프라 확충 투자계획(3조원)을 언급하면서 “결정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수요기업도 필요 분야에 적극 투자해주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기업의 투자를 정부도 세제·자금지원으로 적극 지원할 방침임을 밝혔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의 기술개발을 강조하면서 내년 예산을 대거 투입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R&D)에 올해 대비 추가 1조원 이상의 예산을 편성하겠다”면서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테스트베드도 대폭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디스플레이 혁신공정 플랫폼 구축사업'은 올해 예산이 71억원 수준이지만 2020년에는 10배가 넘는 예산을 투입해 기술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각 부처는 '디스플레이 혁신공정 플랫폼 구축사업' 예산으로 내년 936억원을 요구했다. 정부가 지원 강화 의지를 밝힌 만큼 내년엔 900억~1000억원 규모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홍 부총리는 '상생 생태계 조성'도 함께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수요기업간 공동 R&D, 수요-공급 기업 간 구매조건부 R&D 등을 적극 지원한다.
홍 부총리는 “이런 협력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될 수 있도록 설립 추진 중인 '소재부품장비경쟁력 위원회'를 통해 상생 협력모델을 지속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수 상생 사례에 대해서는 최근 발표한대로 세제, 자금, 입지 등을 패키지로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또 “100개 핵심 품목에 대해서는 5년 내 최대한 자립화를 이루겠다는 의지로 정부와 기업이 합심한 일치된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핵심 R&D 과제는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고 대규모 펀드를 조성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홍 부총리는 LG디스플레이 현장 시찰에 앞서 작성한 방명록에서 “LG디스플레이가 현재와 미래의 세계 OLED를 압도하는 글로벌 초선도 초일류 기업으로 우뚝서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임을 확신한다”면서 “'You dream, we display'라는 기업 비전대로 그대로 이뤄 우리와 세계인의 삶의 질을 확 변화시키리라 믿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중국의 추격과 일본의 수출규제로 디스플레이 업계가 위기에 직면했으며, 핵심소재·원천기술 국산화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해 우리나라도 OLED 패널 수출을 제한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는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서광현 협회 상근부회장은 “OLED 패널은 전략물자가 아니고 규제 시 패널 기업에 장비·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중소기업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면서 “일본이 한국의 대안으로 중국을 찾을 수 있어 중국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평가도 있어 이런 규제는 업계 입장에선 실익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LG디스플레이 측에선 한상범 부회장, 신상문 부사장, 양재훈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선 홍 부총리를 비롯해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김학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김성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박광석 환경부 기획조정실장 등이 참석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