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가 최저임금 인상과 근접 출점 제한 등 각종 규제, 이커머스의 급격한 성장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기록했다. 배송 시장이 성장했지만 높은 접근성을 바탕으로 한 장점을 살리고 판매관리비 절감, 마진 높은 상품을 대거 선보인 결과다.
13일 전자공시시스템이 따르면 GS리테일과 BGF리테일 등 편의점 업계는 올해 2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대형마트 업체들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전반적인 부진에 빠진 가운데 거둔 실적이라 의미 있다는 평가다.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의 편의점사업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GS리테일의 편의점사업 영업이익은 8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1% 늘었고, 매출액은 1조7580억원으로 5.3% 증가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도 2분기 영업이익은 6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늘었고, 매출액은 2.6% 증가한 1조5165억원을 기록했다.
후발주자인 이마트24는 영업손실에서 벗어나진 못했지만 적자 폭을 지난해 2분기 96억원에서 올해 2분기에는 64억원으로 줄였다. 매출은 32.3% 늘며 외형면에서 성장했다.
이 같은 성과는 지난 3년간 급격히 인상된 최저임금과 지난해 제정된 100m 이내 출점 제한 규정 등 각종 악재 속에서도 이뤄낸 것이라 더욱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2017년 6470원이었던 최저임금은 2018년 7530원, 2019년 8350원으로 올랐다. 직접 아르바이트를 고용하는 편의점 가맹점주에게 부담이다. 가맹본부 역시 최저임금 인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 수백억원에 이르는 상생 지원금 내놓으면서 부담이 커졌다.
신규 출점 제한도 걸림돌이다. 지난해 브랜드와 상관없이 편의점 간 100m 내 신규 출점이 제한되면서 편의점 각 사의 순증(신규 점포에서 폐점 점포를 제외한 것) 점포 수는 반토막 났다. 올해 상반기 GS25의 순증 점포 수는 263개로, 신규 출점 규제 전인 2017년 상반기(1048개)의 4분의 1 수준이다. CU의 순증 점포 수 역시 830개에서 367개로 줄었다.
업계는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불황 속 편의점 업계는 저비용 고마진 정책으로 대표되는 수익성 집중 경영의 성과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슈퍼마켓과 편의점의 통합 매입 시스템을 구축해 상품 매입 비용을 절감했고 출혈성 할인 마케팅을 대폭 줄였다. BGF리테일은 마진이 높은 가정간편식(HMR) 등 식품 상품군을 강화하고 중고폰 유통, 세탁물 배송 서비스 등을 도입하는 등 종합 생활 플랫폼으로의 변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공격적인 신규 출점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데 집중했지만 최근에는 수익성을 개선하는 내실 다지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편의점이 좋은 실적을 나타낸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