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이후 유명 연예인들이 공황장애를 겪고 있는 것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이제는 ‘공황 장애’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게 되었으나, 아직도 공황, 공황발작, 공황장애에 대한 일반인들의 오해와 편견이 많다. 심지어 과거에는 ‘공황장애’를 ‘공항장애’로 잘못 알아들어 공항 가는 것을 무서워하는 병으로 생각 하는 사람도 있었다.
공황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비정상적인 느낌이 드는가? 하지만 공황은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의 상황에서 누구에게서나 나타날 수 있는 갑작스러운 급성 공포 불안으로 정상적인 정신・신체 반응이다. 예를 들면, 밤에 혼자 외진 길을 가다가 호랑이가 바로 앞에 나타났다고 상상해 보자. 누구나 심장이 급격하게 두근거리고, 숨이 턱턱 막히며, 진땀이 나고, 손발이나 온몸이 떨리는 등의 반응을 보이면서 ‘내가 죽을 수 있겠구나’하는 엄청난 공포감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실제 위험한 상황에서 나타나는 불안은 위협적인 환경에 적응하고자 하는 가장 기본적인 반응이며 우리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게 도와주는 중요한 기능이 있다. 위험한 상황에서 아무런 불안을 느끼지 않는다면 오히려 우리는 생명을 유지하기 어렵거나 위험할 것이다.
공황과 공황발작은 어떻게 다른가? 공황은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공황발작은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의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나타나는 갑작스러운 급성 공포 불안으로 비정상적인 정신・신체 반응이다. 예를 들면, 호랑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호랑이가 있는 것과 같은 공황을 느끼는 비정상적 반응이다. 그러나 공황발작이 한번 일어난다고 해서 모두 공황장애로 진단되는 것은 아니다.
공황장애는 예상치 못하는 공황발작이 반복적으로 있어야 한다. 또한, 추후의 공황발작에 대한 예기불안이나, 공황발작의 파국적 해석 오류나, 공황 발작과 관련된 회피 행동 중 하나 이상을 보이며 부적응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일생을 살면서 한차례 이상 공황발작을 경험할 확률은 약 30% 가까이 된다고 한다. 공황장애는 공황발작 경험자들의 약 10%, 전체 인구의 약 3%가 공황장애로 진단된다. 다시 말해 공황발작이 곧 공황장애는 아니다.
덧붙여 공황장애라는 용어에서 '장애'라는 표현에 대해 알아보자. 일반인들은 공황장애에서의 장애(disorder)를 장애(disability)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장애(disability)도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첫 번째는 태어날 때부터 신체나 정신 능력에 결함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도 있고 두 번째는 치료를 하더라도 정상으로 돌아가기 힘들다는 의미도 있다. 공황장애에서의 장애(disorder)는 장애(disability)의 의미가 아닌 병이라는 의미이다. 병은 원래는 정상적이었으나 어떤 이유로 몸이나 마음에 문제가 생겼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음을 말한다. 감기도 병이다.
오늘 필자가 드리고 싶은 말은 공황은 정상적 반응이며, 공황발작은 비정상적인 반응이나, 모두 공황장애는 아니며, 공황장애는 장애(disability)가 아닌 병으로 전문적인 치료를 받으면 당연히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공황장애를 편견(偏見)으로 보지 말고 정견(正見)으로 보자.
사공정규 교수는 의학박사,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이며, ‘문장’ 작가상을 수상한 작가이다. 동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동국대학교 심신의학연구소장, 교육부 위(Wee)닥터 자문의 대표, 사단법인 대한민국힐링문화진흥원 이사장으로 재임 중이며, 하버드의대 임상연구원과 방문교수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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