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 한 가운데 한국폴리텍대학 청주캠퍼스를 방문했다. 정부와 기업이 글로벌 반도체 산업 패권을 이어가고, 비메모리 분야로 영역 확장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이에 필요한 전문인력 공급을 담당하는 곳이다.
청주캠퍼스는 컴퓨터응용기계과, 반도체시스템과, 메카트로닉스과, 전기에너지과, 정보통신시스템과 등 4차 산업혁명에 꼭 필요한 분야 전문 인재를 키우는 곳이다. 그 중 반도체공장 오퍼레이터와 유지보수 기술자를 양성하는 반도체시스템학과가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다.
반도체시스템과는 충북지역 4대 기반 전략산업인 반도체 산업분야 인력 양성 대표 브랜드 학과다. 반도체 특화 학과로 공정과 장비 보전, 부품 설계, 레이아웃 설계 등 반도체 산업 전반 현장실무 전문가를 양성한다.
전상철 반도체시스템학과장은 “전국 전문대학 중 유일하게 반도체 제조환경(클린룸 및 실제 반도체 제조장치)을 보유하고 있어 교육생이 졸업 후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하다”면서 “교육을 받은 후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정밀부품업체, 설계업체, 전자재료업체 등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학과장은 교육생이 SK하이닉스, SK실트론, 삼성전자, DB하이텍, 램리서치 등에 취업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시스템과는 최근 5년 평균 취업률 82%를 기록했으며, 2년 평균 취업유지율 92.5%를 자랑한다. 청주캠퍼스는 충북지역 전문대학 중 취업률 7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현장에서 만난 이병민 교육생은 “과거에는 반도체 분야는 원한다고 (취업을) 지원할 수 없을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폴리텍대학 청주캠퍼스에서 단기과정 교육을 받으면서 그런 걱정을 덜고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주변에 누가 취업을 고민하고 있다면 과감하게 반도체 분야에 도전해 보라고 권고하고 싶다”면서 “이곳에서 클린룸을 경험해 보는 등 실전 같은 교육을 받으면서 나 스스로 전문지식이 생기고 있음을 실감했다”라고 덧붙였다.
반도체시스템과 주력 교육과정인 '반도체 공정장비 유지보수과정'은 유지보수 현장맞춤형 교육으로 SK하이닉스,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협약기업 협력사로 취업이 연계되기도 한다. 여기에서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협약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반도체 장비 운영과 유지보수 능력을 함양시킨다. 반도체 기초 이론, 반도체 제조·개발, 반도체 전장 조립, 공유압·PLC·시퀀스제어 등 교과를 운영한다.
전 학과장은 “반도체 제조공정 수행에 따른 이론과 장비 조작능력, 장비에 대한 문제해결 능력과 창의적 사고, 반도체 레이아웃 설계를 위한 전자회로와 소자구조 이해도 등을 갖춘 인재를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에 따른 우려가 크지만 반도체는 우리나라 수출 핵심 산업이다. 국가주도 산업 활성화 정책과 기업주도 적극 투자가 예상돼 발전 가능성과 인력 수요는 낙관적이다. 그러다보니 반도체시스템학과 문을 두드리는 지원생이 전국에서 몰린다. 올해 1학기 모집경쟁률은 7.96대 1이다.
반도체시스템과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나아가기 위한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폴리텍대학 반도체 클러스터' 구성계획에 맞춰 클린룸과 교육 설비를 확대하는 등 '반도체시스템과'에서 장비 유지보수, 제조공정에 투입할 인력을 양성하고 기업과 연계한 취업 연계 과정을 강화한다.
폴리텍대학 청주캠퍼스는 2년제학위과정(다기능기술자), 일반계고 직업교육 위탁과정, 여성 및 중장년 재취업과정, 실업자 및 재직자과정 등을 운영한다.
함봉균 정책(세종)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