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활짝 웃은 의류 OEM, 실적도 고공행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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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수출 비중이 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의류업체가 반색하고 있다. 매출 대부분이 달러에서 발생하는 OEM 특성상 환율상승에 따른 환차익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영원무역 2분기 영업이익은 90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5.8% 증가했다. 일회성 퇴직급여 충당금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을 감안하면 실질적 수익 개선폭은 30%를 웃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이 비용증가분을 상쇄했다. 2분기 평균 환율이 전년대비 8% 치솟으면서 OEM 사업부 매출 신장률도 달러기준 10%에서 원화 환산시 19%대로 뛰었다. 영업이익률도 18%에 달한다.

영원무역 OEM 사업부는 노스페이스 등 해외 바이어로부터 아웃도어·스포츠 의류를 수주 받고 해외 현지법인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해 수출하는 구조로 매출 전부가 달러로 연동된다.

한세실업도 강달러 수혜를 누렸다. 본업인 OEM사업의 2분기 영업이익은 180억원으로 전년보다 138% 급증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p 개선됐다. GAP 등 주요 고객사의 수주가 안정화되면서 전반적인 생산성이 향상됐다. 특히 달러기준 매출 신장률(3%)은 원화 기준으로 11%까지 치솟았다.

아디다스·리복을 고객사로 둔 신발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인 화승엔터프라이즈도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7%, 50% 신장하며 수익성을 대폭 개선했다. 베트남 신발공장을 중심으로 중국지역 생산 의존도가 낮다는 점도 호재다.

미국은 당초 중국산 수입품 3000억달러에 부과하려던 10% 관세를 일부 품목에 한해 연말로 연기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가 커진 상태다. 그러나 영원무역·한세실업·화승엔터프라이즈의 OEM은 생산 지역이 대부분 동남아시아에 있어 리스크 부담이 덜하다.

영원무역은 중국을 벗어나 주요 생산기지를 방글라데시와 베트남으로 이전했고, 한세실업도 동남아는 물론 콰테말라·아이티 등 중남미까지 생산기지를 다변화했다. 여기에 국제 원면값 하락에 따른 원재료 절감 효과도 수익성 개선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파운드당 95센트까지 올랐던 국제 면화 가격은 올해 58센트 수준으로 폭락했다.

의류업계 관계자는 “달러 강세와 원재료 가격 하락,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반사이익까지 외부 변수가 OEM 업체에 낙수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중국산 의류에 대한 관세가 붙어 미국 내 수요가 위축되더라도 생산공장을 동남아로 옮긴 국내 업체들에겐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