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업계가 비금융 정보를 자체 신용평가시스템(CSS)에 추가하는 등 신용평가 고도화에 착수했다. 기존 금융거래 실적 외에 다양한 비금융 정보를 바탕으로 CSS를 구축하면 고객 상환 능력을 더욱 정교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이유다. 최근에는 통신비 납부와 온라인 마켓 상거래 정보는 물론 부동산 정보까지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유진저축은행은 11월 인공지능(AI), 빅데이터·딥러닝 등을 기반으로 한 CSS를 구축한다.
유진저축은행 관계자는 “더욱 정교한 신용평가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비금융 정보를 융합하기로 했다”면서 “디지털 역량 강화와 업무혁신으로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유진저축은행은 기존에 활용한 개인 금융거래 정보 외에도 통신료 납부, 온라인 마켓 상거래 정보를 비롯한 비금융 정보를 빅데이터 등으로 분석해 대출 심사에 활용한다.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고객 소비 성향을 연결하면 고객 세분화는 물론 고객 리스크를 더욱 세밀하게 관리할 수 있다. 부동산 정보까지 수집·분석해 대출자 대출 상환 능력을 더욱 정교하게 평가한다는 계획이다.
저축은행들의 CSS 자체 구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개인신용평가회사(CB사)가 제공하는 신용 정보로 신용등급을 매기는 것은 저축은행에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기존 금융거래 정보를 활용한 신용등급 평가는 연체 이력, 카드 실적 등 금융거래가 없는 고객의 경우 금융 산정이 어렵다. 일례로 주부나 학생은 금융거래가 없다는 이유로 저축은행을 이용하면 최고금리를 적용받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다양한 분야에 축적된 비금융 정보를 활용하면 고객 상환 능력을 더욱 정교하게 파악해 금융거래가 없는 주부나 학생도 적절한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기존 대출자도 금리 수준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앞서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등 대형 저축은행이 CSS 고도화에 나섰다.
SBI저축은행은 개인 금융거래뿐만 아니라 통신비 납부내역 등 비금융 정보를 대출심사에 활용하고 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 SBI저축은행의 경우 가장 정교한 CSS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비금융 정보를 활용하면 상환 능력을 더욱 디테일하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상시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웰컴저축은행도 공공요금이나 통신비 납부내역, 자동차 할부 등 렌털 데이터 등을 수집·분석한다.
OK저축은행은 자체 축적된 내부 정보를 활용한다. 인공지능(AI)기반 평가 모형으로 내부 금융거래 데이터를 분석해 기존 고객 한도, 금리 민감도, 이탈 가능성 등을 새롭게 측정한다. 고객 유형에 따라 추가 한도를 재산출하는 방식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건강보험료, 원천징수, CB사 등의 정보로는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고객을 평가하기 어려워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자체 CSS를 고도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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