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산 로봇 감속기·서보모터를 제조 현장에 접목하기 위한 실증사업에 돌입한다. 국산 로봇 감속기·서보모터 성능과 내구성을 실험하고, 1년 안에 제조 현장에 접목할 계획이다. 로봇 감속기는 대표 일본산 의존도가 높은 분야지만 다수 국산기술을 갖춘 업체가 있어 사업이 성공하면 빠른 국산 생태계 확보가 가능하다. 정부는 로봇용 감속기와 연관된 핵심 분야로 꼽히는 서보모터도 실증사업으로 추진,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 목표다.
20일 정부와 로봇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국산 로봇용 감속기·서보모터를 제조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서보모터 및 감속기 등 핵심구동부품 실증 과제'를 빠르면 이달 시작한다. 산업부는 이와 관련해 정부 기관과 관련 기업이 참여하는 컨소시엄 구성에 돌입했다.
산업부는 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정부 기관을 주관기관으로 하고 부품 공급기업과 수요기업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할 계획이다. 추경으로 편성된 예산을 21억원을 투입한다. 1년 안에 국산 로봇 감속기와 서보모터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로봇용 감속기와 서보모터를 대상으로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하기 위해 선정작업에 들어갔다”며 “빠르면 이달 과제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감속기는 기어를 활용해 속도를 떨어뜨리는 부품으로 협동로봇과 산업용 로봇에서 핵심부품으로 쓰인다. 작고 가볍고 정밀한 '하모닉 드라이브'와 정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힘이 좋은 '사이클로이드 드라이브(RV)' 감속기로 나뉜다. 두 유형 제품 모두 일본 업체가 세계 시장을 절반 이상 점유하고 있어 일본 수출 제한시 타격이 큰 분야로 꼽혀왔다.
다만 국내 부품업체가 국산 기술을 갖췄지만 상용화가 되지 않은 사례가 많았다. 그만큼 국산 생태계 조성이 시급한 분야라는 의미다.
실제 에스비비테크와 해성티피씨, 세진아이지비 등 국산 감속기 생산업체 다수와 하이젠모터 등 서보모터 업체가 컨소시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로보틱스 등 협동로봇과 산업용로봇 생산업체는 공급기업으로 참여한다.
과제를 시작하면 우선 감속기 성능 평가를 시작한다. 이후 부품 내구성을 확인하는 신뢰성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과제는 약 10개월 간 진행될 예정이다. 1년 안에 국산 감속기·서보모터를 제조현장에 접목할 계획이다. 하모닉 드라이브는 최근 시장 성장세가 가파른 협동로봇에 쓰이고, 사이클로이드 드라이브는 산업용 로봇에 쓰일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과제에서 감속기 뿐만 아니라 로봇용 서보모터도 실증사업에 포함한다. 서보모터는 감속기와 함께 일본 의존도가 높은 분야로 꼽혀왔지만 거론이 되지 않았던 분야다. 감속기와 함께 서보모터 국산 기술 개발까지 성공하면 일본 수입에 의존하던 로봇 부품 생태계에서 대체재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서보모터 업체 한 관계자는 “구동부와 감속기와 감속기 동작을 지원하는 서보모터가 한 부분을 차지한다”며 “감속기와 서보모터가 일본 의존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국산 부품을 함께 써야 한다”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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