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코란도(KORANDO) 가솔린'은 정숙성과 디젤 못지않은 힘을 겸비했다. 차량 가격도 디젤 모델보다 최대 193만원 저렴하다. 국내 SUV 차량 중에 유일하게 저공해 3종 자동차 인증까지 받았다. 도심 속에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이용자가 늘면서, 디젤에 이어 SUV 종가의 면모를 지키기 위한 쌍용차의 야심작으로 기대된다.
20일 서울마리나에서 인천(송도)에 위치한 파라다이스 시티를 왕복하는 약 100km 구간을 코란도 가솔린을 타고 달렸다. 차에 오르기 전 차량 외관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강인함 속에 부드러움을 겸비한 느낌이었다. 디젤 모델과 마찬가지로 전면부는 안정감이 강조된 분위기다. 쌍용차 처음으로 풀 LED 헤드램프를 탑재해서 인지 하이테크한 이미지도 느껴졌다. 측면 캐릭터라인은 전〃후면의 숄더윙(shoulder-wing)라인과 함께 코란도 SUV 고유의 강인함이 돋보였다.
실내 공간은 편안함과 넓은 공간감이 첫눈에 들어왔다. 코란도 가솔린 모델의 1열과 2열 간 거리는 동급 최대 수준이다. 여기에 대시보드에서 도어까지 이어진 라인이 공간을 더욱 넓어 보이게 하는 효과를 낸 것도 인상적이다. 적재공간은 551ℓ 수준이다. 쌍용차에 따르면 골프백 4개와 보스턴백 4개를 동시에 넣을 수 있다.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28.6kg·m의 1.5ℓ 터보 가솔린 엔진(e-XGDi150T)은 국내 SUV 중 유일하게 저공해 3종 자동차 인증까지 받았다. 이 때문에 혼잡통행료와 공영·공항 주차장 이용료 50~60% 감면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주행 모드는 노멀(일반 환경), 스포츠(향상된 출력), 윈터(겨울철 미끄러운 노면) 세 가지를 지원한다. 가속 페달을 밟고 주행을 시작했다. 주행감은 생각보다 부드러웠고, 조향감도 안정적이었다. 다만 '스포츠 모드'로 놓고 페달 밟았을 때 반응 속도는 많이 아쉬웠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엔진 설계 탓인지, 순간 치고 나가는 맛은 느낄 수 없었다.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에 들어서면서 반자율주행 기능인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켰다. 시속 100㎞로 속도를 맞추자, 페달을 발지 않아도 자동차 스스로 일정 속도를 유지한다. 이 덕분에 장거리 주행에서도 피로감은 적었다. 이 기능은 'C5 플러스' 이상 트림 기본 적용되는 사양으로 일반 트림인 'C5 프라임'과 비교해 135만원의 구입비용이 더 든다.
주행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은 정숙성과 고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속도감이다. 기존 디젤 모델뿐 아니라, 다른 가솔린 모델과 비교해도 크게 정숙했다. 쌍용차에 따르면, 코란도 가솔린 모델의 경우 엔진룸과 탑승공간에 동급 최고 수준의 흡·차음재가 적용됐다. 여기에 엔진마운트 시스템을 최적화해 엔진 노이즈의 실내 유입을 최소화했다. 차체 연결 각 부분에 구조용 접착제를 발라 강성을 증대시켰고, 노면과 바람 등 소음 흡수를 위해 차체 하부와 루프 연결 부위에 흡음재를 사용했다.
안정성도 크게 강화됐다. 디젤 모델과 마찬가지로 차체 74%에 고장력 강판(340Mpa 이상)을, 이중 초고장력 강판(590Mpa 이상)을 46% 사용했고, 10개 핵심 부위에는 1500Mpa급 수준의 초고장력 소재를 사용해 안전성을 높였다.
주행 시 '딥 컨트롤' 기능 역시 위험 상황에서 즉각적이고 자율적으로 차량을 제어해 탑승자의 안전 확보를 돕는다. 에어백은 동급 최고 수준인 7개를 탑재했다. 쌍용차는 코란도 가솔린 엔트리 트림부터 △긴급제동 보조(AEB) △차선 유지 보조(LKA) △앞차 출발 알림(FVSA) △부주의 운전경보(DAA) △안전거리 경보(SDA) 등 첨단 사양을 기본으로 적용했다. 연비는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와 서울 마리나를 돌아오는 구간에서 10.8km/ℓ가 나왔다.
코란도 공식 복합연비는 2WD 자동변속 기준 11.3km/ℓ이다. 코란도 가솔린 모델 판매가격은 트림 별로 △C3 2256만원 △C5 2350만원 △C5 프라임 2435만원 △C5 플러스 2570만원 △C7 2755만원으로 디젤 모델에 비해 최대 193만원까지 저렴하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