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가계신용 1550조원 돌파에도...증가율 14년 만에 '사상 최저'

/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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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가계빚이 1550조원까지 돌파했다. 규모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4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에 그쳤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9년 2분기 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가계신용 잔액은 1556조1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3% 증가했다. 증가율이 2004년 3분기(4.1%)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앞서 가계신용은 금리하락과 부동산·대출 규제 완화 여파로 2015년 10.9%, 2016년 11.6%, 2017년 8.1%까지 올랐다.

가계신용은 은행이나 보험, 대부업체, 공적 금융기관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포함한 포괄적 가계부채를 의미한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2016년 4분기 이후 10분기 연속 둔화됐다. 특히 기타금융기관 등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축소됐다. 가계부채 관리정책, 일부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의 대출 순상환규모 증가, 증권사 등 기타금융중개회사의 증가 규모 축소에 기인했다.

하지만 전분기 대비 증가 규모는 다시 확대됐다. 2분기 증가규모는 16조2000억원으로 전분기(3조3000억원)보다 5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 중 가계대출 증가 폭 확대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가계대출은 전분기 대비 15조4000억원 늘었다. 증가 폭이 1분기(5조1000억원)의 3배 넘게 불어났다.

예금은행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 및 기타대출 증가폭이 커졌다. 한은은 그 요인으로 아파트 입주 등에 따른 집단대출 증가와 전세자금대출 수요 지속, 계절적 요인 등을 지목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은 전분기 5만3000호에서 2분기 9만3000호로 대폭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부동산 투자 심리가 하반기에 어떻게 이어질지가 가계대출 견인을 좌우할 것”이라며 “다만 정부의 부동산 관리대책과 민간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시행은 가계대출 축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판매신용은 2분기 중 증가 전환하며 8000억 증가했다. 1분기에는 계절적 요인으로 1조9000억원 감소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