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유림(국가 소유 산림) 내 육상풍력사업이 허가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한다. 또 민·관 합동 풍력발전 추진단을 신설해 육상풍력 발전 전 과정을 사업별로 밀착 지원한다. 입지규제·주민수용성 문제 등으로 지지부진했던 풍력발전 보급을 본격 확산하기 위한 대책이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23일 열린 당정협의에서 '환경과 공존하는 육상풍력 발전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당정은 지난해 풍력발전 보급 규모가 목표대비 84% 수준인 168㎿, 올 상반기에도 20.4%(133㎿)에 그치는 등 원활한 보급·확산이 지체됐다는 점에 공감하고, 국내 육상풍력 발전 활성화를 위한 3가지 세부방향을 제시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산림청은 풍황정보 위주의 기존 '풍력자원지도'에 후보 부지에 대한 환경·산림 규제정보까지 포함한 '육상풍력 입지지도'를 내년까지 공동 마련키로 했다. 연말까지 풍황·환경·산림 규제정보를 통합하고 내년 말까지 해상도 향상(1㎞-100m), 환경규제 등급화, 사업자 웹서비스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 발전사업 허가 이전 단계에서 사업자가 환경입지 및 산림이용 컨설팅을 받도록 의무화하고 컨설팅 결과를 통보할 때 근거·사유를 명확히 전달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그간 풍력사업 허가가 금지됐던 국유림 내 인공조림지와 숲길에서도 조건부로 사업이 허가될 수 있도록 국유림법 시행령을 개정한다. 단 인공조림지가 사업면적 10% 미만으로 포함된 경우로 제한하고 숲길이 포함된 풍력사업은 대체노선 제공 등을 조건으로 붙일 계획이다. 또 범위와 의미가 불명확했던 '백두대간 보호지역', '생태·자연도 1등급 권역' 등에 대해서는 관련 지침 개정을 보다 명확히해 사업자 예측가능성을 높이기로 했다.
올 하반기에는 민·관 합동으로 '풍력발전 추진지원단'을 신설, △사업 타당성 조사 △환경부·산림청 입지컨설팅 연계 △사전 환경성 검토 △인·허가 취득 △사업 개시 후 단지운영 등 풍력사업 추진 전 과정을 지원한다. 주민참여형 사업을 확대하고 시설기부·수익공유 등 사례를 확대하는 동시에, 관계부처 합동 풍력사업 설명회도 분기별로 정례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육상풍력 활성화 방안을 통해 현재 사업추진이 지연되고 있는 발전사업 80개(4.4GW) 중 약 41개 사업(2.6GW) 추진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환경운동연합도 이번 활성화 방안이 경제성을 우선으로 하는 기존 육상풍력 허가 절차에서 환경성을 보완한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