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라이더가 보험 사각지대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보험료 일부를 직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보험 가입을 확대한다.
27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올해 4월 '배달 종사자 사회안전망 추진단(TF)'을 구성했다. 업계에서는 배달의민족과 메쉬코리아, 노동계에서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과 한국노총 연구원, 정부에서는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등이 참여했다.
그동안 TF에서는 라이더 보험 문제가 집중 논의됐다. 다음 달 마지막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최근 종료한 6차 회의에서 상당 부분 합의를 이뤄 냈다.
정부가 보험료 일부를 지원하기로 중지를 모았다. 대인·대물 사고 보장 범위를 확대,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지원 액수까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배달 대행용 오토바이 종합보험료는 1년 평균 800만~900만원에 이른다. 출·퇴근용 오토바이가 40만~5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20배 가까이 높다.
물론 전체 라이더가 혜택을 보는 것은 아니다. 생활물류서비스법에 따른 인증 업체 소속 라이더에 한해 지원금이 제공된다. 인증 업체 선정 기준은 라이더 대상 안전 교육 진행, 표준계약서 작성 등이다.
보험료는 단계를 밟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인증업체로 지정된 후 2~3년 동안 사고율을 다시 계산, 인하 근거를 마련해 줄 계획이다. 대형 배달 대행사는 대부분 가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보험사는 사고 위험이 크다는 이유로 보험상품 인수를 꺼리고 있다. 보험요율을 높게 책정, 가입 문턱을 높였다.
TF는 산재, 고용보험도 손본다. 보험 가입 범위를 전속성이 인정되는 9개 특수 형태 근로 종사자로 넓힌다. 택배·퀵 기사, 보험설계사, 대리기사 등이 포함됐다. 범위를 점차 확장해 배달 라이더도 추가할 방침이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절반씩 부담하는 산재보험의 실효성도 높인다. 적용 제외 신청 조건은 육아, 질병으로 한정한다.
물류 분야 공제조합도 만든다. 규모의 경제 효과에 힘입어 보험료를 낮출 계획이다. 가입 근로자는 개인보험보다 저렴한 단체보험료만 내고 활동할 수 있다. 국내 배달·퀵 기사는 20만명으로 추정된다. 1개월 평균 음식 배달은 1억5000만건에 이른다.
김성혁 플랫폼노동연맹 정책실장은 “입법 절차가 남아 있긴 하지만 보험료 지원은 이르면 내년 초에 이뤄질 수 있다”면서 “지금까지 논의된 내용만 시행돼도 사회 안전망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4차위 관계자는 “후속 조치는 사안별로 다를 수 있다”면서 “생활물류서비스법에 따른 내용이 주를 이뤄 참석자 간 이견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