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가 롯데에 위탁한 고객 상담 및 정보관리 업무를 일본으로 이관한다. 최근 일본제품 불매 운동 분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고객 관련 업무를 본사가 직접 컨트롤하겠다는 것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니클로 법인인 에프알엘코리아는 이날 개인정보 처리 방침을 변경하고 합작 파트너사 롯데쇼핑에 위탁한 고객만족(CS) 시스템 운영을 본사로 이관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롯데정보통신이 맡아 온 고객 개인정보 처리 업무를 일본 모회사인 패스트리테일링 그룹이 직접 관리하게 됐다.
지금까지 유니클로 온라인스토어 운영은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본부가 맡아 왔다. 지분 49%를 보유한 롯데쇼핑에 온라인몰 전산시스템 구축과 고객 상담, 장문문자(LMS) 발신 등을 위탁한 형태다. 해외 진출 시 현지 사정에 밝은 합작사에 관련 업무를 위임, 효율성을 높이는 차원이다.
이번 변경으로 롯데쇼핑 이커머스본부 위탁 업무 가운데 고객 상담 부문은 에프알엘코리아가 직접 맡게 됐다. 고객센터 역시 롯데쇼핑에서 유니클로 본사로 이전한다.
여기에 국내 유니클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발생한 고객 문의, 상담 내용, 방문 매장 등 개인정보 처리 역시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으로 넘기기로 했다. 국내 유니클로 회원 이름부터 성별, 나이, 전화번호, 결제내역 등 개인정보 처리 업무가 롯데정보통신에서 일본 유니클로 본사로 바뀌는 셈이다.
유니클로 측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이원화해 위탁 운영하던 고객센터를 본사 중심으로 일원화해 통합 운영하기 위한 행정적 절차”라고 설명했다.
이르면 이달 내 통합 고객센터를 출범시키고, 이를 위한 선제 차원에서 고객 개인정보 처리 업무를 롯데정보통신 시스템 대신 일본 패스트리테일링 글로벌 시스템으로 변경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효율성을 꾀하기 위해 현지 파트너사에 맡긴 고객 정보 처리와 상담 업무를 유니클로 본사가 직접 맡기로 결정한 것은 최근 불매운동과 무관하지 않다. 유니클로에 대한 국민적 반감으로 매출 하락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8개 카드사 유니클로 매출은 전월 대비 70.1%나 급감했다.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고객의 직접적인 반응을 엿볼 수 있는 CS업무를 본사가 직접 컨트롤하겠다는 것. 그간 제3자 정보제공에 그쳤던 모회사인 패스트리테일링 그룹 입장에선 한국 유니클로 고객의 속내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를 직접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고객들의 전반적인 의견, 요청, 문의 사항을 직접 듣고 더욱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자체 고객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라면서 “이에 따라 온·오프라인으로 나눠 롯데에 위탁 운영해 온 개인정보 시스템을 본사로 통합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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