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안기업이 해외 진출 유망 국가로 인도네시아를 주목한다. 5%대를 넘는 높은 경제성장률과 2억7000만명에 달하는 인구 등 중국, 베트남을 잇는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으로 떠오른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스타트업 성장뿐 아니라 ICT 분야에 대대적 투자를 예고한 만큼 향후 국내 다양한 보안기업 진출이 기대된다.
F1시큐리티는 최근 인도네시아 시장조사를 마치고 자카르타에 사무소를 마련, 현지직원 채용을 끝냈다. 올해 하반기 조인트 벤처 형식으로 현지기업과 손잡고 법인까지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이대호 F1시큐리티 대표는 “파트너를 통해 자체 웹방화벽, 웹쉘탐지, 웹 악성코드 탐지를 개별 구축형으로 판매할 예정”이라면서 “하반기 기능을 통합한 클라우드 웹 보안서비스 출시해 시장을 공략한다”고 말했다.
스틸리언도 인도네시아로 진출했다. 자카르타 최대 규모 공유오피스 기업 '코하이브' 입주기업 약 900개사에 모바일 앱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기로 했다. 향후 입주기업 성장에 따라 월 과금 형태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등 서비스 확장도 고려한다.
시야인사이트는 올해 5월 딜로이트와 손잡고 인도네시아 금융권 모바일 인증체계 컨설팅을 진행한다. 인도네시아가 현재 각종 페이 등 모바일 뱅킹으로 넘어가는 만큼 컨설팅 후 다양한 사업기회를 기대한다.
에버스핀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MNC그룹과 합작법인 '에버스핀 인도네시아(EVERSPIN INDONESIA)'를 설립했다. 에버스핀은 다이내믹 보안 기술 '에버세이프'를 인도네시아 증권마켓에 도입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 부임 후 빠른 변화를 거듭했다. 첫 부임 후 인프라 조성에 국가 재정을 투입했다. 대통령 직속 ICT 육성 부서를 두는 등 천연자원에 의존했던 기존 경제 탈피를 내걸었다. 현재 개표 중이나 재임이 확실시 돼 기존 혁신 정책은 한층 탄력 받을 전망이다.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한 시장 변화도 빠르다. 위워크, 코하이브뿐 아니라 다양한 자국 내 공유오피스 등도 빠르게 증가한다. 고젝, 토코페디아, 트래블로카 등 유니콘 기업까지 등장했다. K팝과 음식을 중심으로 한국에 대한 호감도도 높다.
인도네시아 진출은 종교 등에 따른 문화적 차이, 현지 노동법, 법인 설립 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인도네시아 ICT 시장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미국, 중국 등 글로벌 기업도 진출을 확대한다. 현지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과 경쟁도 염두해야 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인도네시아 정보보호 전략거점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등 저개발 국가에 국내 기업이 진출해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시장 선점이 쉬울 것이라 생각하면 현지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면서 “인도네시아 통신환경, 인프라 등을 고려해 현지에 최적화한 제품을 개발 또는 서비스하고 장기적 관점으로 시장에 접근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