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송금업계가 새로운 업계 소통 채널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 내 해외송금업 분과가 있긴 하지만 활성화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패스, 센트비, 코인원트랜스퍼, 와이어바알리 경영진이 한 자리에 모여 현황을 논의했다.
해외송금업체 경영진이 핀테크산업협회 해외송금업 분과 모임 이외 별도로 자리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4개 업체 외에 희망하는 업체 대상으로 규모를 순차 확대한다. 또 해당 모임을 월례 정기 행사로 개최할 계획이다. 협회 해외 송금업 분과 외 소통 채널을 만들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핀테크협회 해외송금업 분과가 그간 활성화되지 못했다”면서 “앞으로 뜻을 함께하는 업체 간 소통 채널을 만들어 정부에 업계 현황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주요 현안으로 △은행을 거쳐야 하는 구조 △이행보증금 △거래한도 등을 들고 있다.
2017년 7월 개정된 외국환거래법 시행령에 의거, 소액해외송금업자는 지정된 은행 계좌에서만 고객 자금을 지급하거나 수령할 수 있다.
제도를 따라야함에도 시중은행과 제휴하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입장이다. 시중은행이 이상거래 발견 시 그 리스크를 져야한다는 이유로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소액해외송금업과 제휴하는 제1금융권은 광주은행뿐이다. 광주은행과 제휴한 업체는 송금을 요청한 고객에게 가상계좌를 발급하고 있다. 혹은 금융결제원을 통해 은행권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제공받는 방법이 있다. 고객에게 직접 지금을 지급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에 일부 소액해외송금업체는 은행을 끼지 않는 암호화폐 송금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암호화폐에 대한 법적 정의가 마련되지 않아 사실상 불가능하다. 실제로 블록체인 송금을 시도한 모인은 지난달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에서 제외됐다.
이행보증금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해외송금업자는 평균 송금거래액 3배에 이르는 이행보증금을 마련해야 한다. 최소 3억원 이상은 예탁해야 한다.
금융당국이 이를 서울보증보험으로 대체했음에도 업계는 송금액 증가 속도를 보증보험 발행 건수가 따라잡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
거래한도도 또 다른 문제다. 현재 고객당 2만달러, 건당 지급 및 수령 한도는 3000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 변동으로 송금액이 한도를 소폭 초과하는 것조차도 현행 제도 하에서는 위반사항으로 걸린다”고 토로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