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에서 8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생산에 본격 돌입함에 따라 세계 TV 시장에 몰고 올 변화가 기대된다.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패널 가격이 하락하고 더 많은 OLED TV 물량이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새로운 기술을 연구개발(R&D)할 수 있는 체력이 될 것이다.
세계 TV 시장의 외형 성장은 정체된 상태다. 판매 대수보다 매출이 중요하다. OLED TV의 경우 전체 TV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 자릿수 초반대에 불과하지만 매출 기준으로는 두 자릿수 진입을 앞두고 있다. 물량 공세에 나선 중국 주도의 패러다임에서 탈피해 새로운 구도를 그려야 하는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에는 성장 기회를 엿볼 수 있는 좋은 변화다.
그러나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는 물론 플렉시블 OLED까지 공급 과잉을 겪고 있다. 폴더블 스마트폰 등 새로운 제품을 상용화하고 시장 규모를 키우지 않으면 자칫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릴 공산이 크다.
세계 디스플레이업계는 시장을 선도하고 변화를 이끄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주목하고 있다. 방향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전략상 노출을 꺼리는 것일 수도 있고 이미 알려진 기술 외에 이렇다 할 확신이 없는 것일 수도 있다.
최근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 조치로 R&D에 매진해 온 일본 기업 사례가 재조명되기도 했다. 최근 개막한 'IMID 2019' 학술대회에서도 수십년 동안 R&D에 집중하고 있는 일본 기업과 학자들의 사례가 큰 화제를 모았다. 그 이면에는 '우리라면 과연 가능했을까?'라는 마음이 숨어 있은 것은 아닐까.
중국 광저우 공장은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LG디스플레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동력이 돼야 한다. 한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경쟁 패러다임으로, 뚝심 있게 차세대 제품 R&D 맥을 이어 나갈 바탕이 되자.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다시 한 번 '퍼스트무버' 위상을 공고히 하는 성공 스토리가 광저우에서 시작되길 응원한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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