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로봇업체 상반기 수출과 실적이 전년 대비 악화된 가운데 하반기 업황도 불확실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하면서 우리 로봇업체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로봇 시장도 위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들쭉날쭉한 수출도 우리 로봇업체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영세한 국내 로봇업체를 위해 정부 연구개발(R&D) 사업 지원이 속도를 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로봇업계와 관련 협회에 따르면 미·중 무역분쟁으로 하반기 국내 로봇 기업 실적 전망도 어두워졌다. 중국을 위주로 수출을 활발히 벌이는 국내 로봇기업이 중국 로봇 시장 위축으로 인한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로봇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 로봇 기업이 가장 많이 수출하는 중국 로봇 시장 성장이 전년에 비해 둔화했다”며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풀이되는데 올해까지 영향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국내 로봇업체 최대 수출 시장이다. 2017년 기준 중국 수출액은 5517억원으로 기타(2688억원), 미국(1438억원), 일본(846억원)을 합친 것보다 많은 물량을 수출한다.
하지만 최근 중국 로봇 시장은 위축되고 있다. 중국로봇협회가 국제로봇협회(IFR) 자료를 기반으로 한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로봇 시장은 13만5000대를 판매해 2017년보다 판매량이 3.7% 줄었다. 중국 로봇시장이 역성장한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하반기 본격화 한 미중 무역분쟁과 중국 경기 둔화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로봇업체는 실적이 전년 대비 악화하며 기초 체력이 떨어졌다. 현대중공업 로봇사업부문·로보스타·티로보틱스·스맥·휴림로봇·로보티즈·유진로봇 등 로봇업계 주요 상장사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스맥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 실적이 전년 대비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컴퍼니와 고영테크놀로지 등 수술로봇을 사업 부문으로 둔 기업도 실적이 전년 대비 떨어졌다. 로봇 산업 생태계 전반이 악화하는 모양새다.
올해 국내 로봇 기업 수출도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로봇 수출은 3억23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8.5% 떨어졌다. 지난 7월 수출도 작년보다 8.1% 줄었고 지난달 수출은 4.1% 증가하며 하락 흐름을 간신히 막아섰다.
특히 상반기에 급등락을 반복하며 취약한 로봇 산업구조를 그대로 보여줬다. 지난 4월 로봇 수출액은 79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4.6% 증가했지만 지난 6월에는 3400만달러로 작년 동기와 비교해 45.3% 감소했다.
국내 로봇기업 규모가 영세하고, 수출 규모도 크지 않기 때문에 대외환경 변화에 휘둘리기 쉽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제조용 로봇 718개 기업 중 매출 2000억원이 넘는 곳은 현대중공업과 로보스타 2곳에 불과하다. 서비스로봇 기업도 삼성전자와 LG전자, 유진로봇, 로보티즈, 에브리봇 외 대부분 기업이 영세하다. 서비스로봇 기업 472곳 중 매출 10억원 미만 기업은 322곳으로 68.2%를 차지한다.
우리나라 로봇 업체가 성장 기반을 마련하도록 연구개발(R&D) 지원에 속도를 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6월 돌봄·물류 등 4대 서비스로봇 보급을 내 건 '비즈니스 창출형 서비스 로봇시스템 개발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떨어지며 지원 동력이 떨어진 바 있다.
로봇업계 다른 관계자는 “최근 산업용 로봇이 서비스 로봇으로 확대되는 흐름에 있다”면서 “하반기 서비스 로봇 시장 성장세에 따라 전망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표>주요 로봇업체 2019년 상반기 실적(단위 '원', 현대중공업은 단위 '만원')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