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A 붐'이라고 해도 과히 틀리지 않을 만큼 RPA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역대 ERP 솔루션 중에서 이 정도로 빨리 확산됐던 솔루션이 있었나 싶을 정도이다. 게다가 RPA는 B2B만이 아닌 B2C 영역으로의 확산 가능성도 높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과연 '1인 1로봇' 시대가 오는 것일까? 작년 글로벌 RPA 마켓에서 500% 성장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둔 유아이패스코리아의 백승헌 전무를 만나 보았다.
- 최근 'RPA+AI'가 화두이다.
▲ 유아이패스는 실제 AI 로드맵을 공개하고, AI와의 접목을 하나하나 실현해 나가고 있는 회사이다. 유아이패스의 ‘RPA + AI’는 크게 4가지 테마를 가지고 있다. 각 테마를 살펴보면 △ 비주얼 언더스탠딩(Visual understanding, 어플리케이션이나 PC에서 작동되는 소프트웨어 유저 인터페이스(UI)의 컴포넌트를 AI로 인식), △ 문서 언더스탠딩(Document Understanding, 비정형 문서나 스캔 파일을 인식하기 위해 AI기반의 OCR 솔루션을 결합하여 활용), △ 프로세스 언더스탠딩(Process Understanding, 프로세스 마이닝 기능으로 어플리케이션이나 툴의 로그를 수집, 알고리즘 적용, 프로세스 중 어디에 RPA를 적용하면 좋을지 가이드), △ 컨버세이셔널 언더스탠팅 (Conversational Understanding, 챗봇, 보이스 인식, NLP 기술 연계 및 활용)으로 정의된다. 자체 AI 개발을 통해 RPA에 연동하고 있으며, 혁신적인 외부 AI 기술(Process Mining, OCR, NLP 등)은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RPA와 융합시키는 모델을 유지하고 있다.
- 유아이패스의 RPA 제품은 ‘유아이패스 스튜디오’, ‘유아이패스 오케스트레이터’, ‘유아이패스 로봇’으로 나뉜다. 각각의 역할은?
▲ 유아이패스 스튜디오는 별도의 코드 생성 없이 마우스로 드래그 앤 드롭을 하며, 자동화를 시각적으로 디자인하는 툴이다. 현업들이 보다 쉽게 직접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마켓플래이스인 유아이패스의 '고! 깃허브'에서 이미 개발해 놓은 수백 개의 액티비티(activity)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으며, 레코딩 기능을 활용해 사람이 한 행동을 그대로 재현할 수도 있다.
유아이패스의 오케스트레이터는 마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마에스트로처럼 전체 로봇을 통제, 관리 및 모니터링하는 솔루션으로써, 로봇 라이선스 관리, 자동화 스케줄링, 대시보드 생성, 유저 권한 관리 등을 수행하고 조율한다.
유아이패스 로봇은 가상 머신 또는 사용자 데스크톱에 구현돼 자동화된 프로세스를 실행한다. 사람의 개입 없이 구동되는 언어텐디드 로봇과 직원 개개인의 옆에서 비서처럼 자동화를 구동하는 어텐디드 로봇으로 나뉜다.
- '1인 1로봇'이 유아이패스의 캐치프레이즈로 알고 있다.
▲ ‘1인 1로봇’은 모든 사람들이 RPA를 사용하는 환경을 의미한다. RPA 사용자는 반드시 비즈니스 사용자로 국한될 필요가 없으며, 얼마든지 일상생활에서 학생, 프리랜서, 주부 등이 편의성을 추구하는 용도로 RPA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또 그러한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를 위해 유아이패스는 획기적으로 사용이 편리한 RPA 솔루션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1인 1로봇 환경 하에서도 효율적인 전사 관리 체계를 갖출 수 있는 플랫폼 개발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이미 개발된 유아이패스 RPA를 누구나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고 있고, 누구나 쉽게 RPA를 배워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형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 유아이패스가 강조하는 RPA의 내재화란 무엇인가?
▲ 두 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다. 우선 전적으로 외부 컨설팅 혹은 개발회사에 의존했던 RPA의 전문영역을 회사 내부의 자원을 통해 정의하고, 개발하며 운영하는 노력을 의미한다. 하지만 기업이 RPA 구현과 관련된 모든 기능을 내부적으로 갖추는 것은 비효율적일 수 있기 때문에, 주요 업무 - 전략수립, 과제 발굴, 과제 개발, 변화 관리, 운영 등 - 의 일부를 회사의 업무 전문가 혹은 IT부서 전문가가 수행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다음은 현업의 적극적 참여 차원에서의 내재화이다. 현업이 사용자로서 효과적으로 RPA를 사용하는 것과 자신의 업무를 스스로 자동화하는 개발자 역할을 하는 단계를 의미한다. 이를 위해 전사 RPA 교육, RPA 컨테스트, RPA 해커톤, 현업의 개발자 양성 등의 교육사업을 진행하고자 한다.
- 한국에서 전사적으로 RPA를 도입하거나 성공한 사례는?
▲ 국내에 RPA 솔루션의 표준을 선정하고, 전사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그룹사와 금융기관은 여러 곳이 있다. 다만 성공의 기준을 로봇 및 적용 업무의 수, 그리고 성과 차원에서 정의한다면, 아직 글로벌 수준(로봇 300대 이상, 연간 자동화 적용 20만 시간 이상 등)에 도달한 개별 기업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그러나 국내에도 이미 수백 개의 자동화 과제를 발굴하여 그중 수 십 개의 과제를 우선 성공적으로 마치고, 확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곧 한국만의 성공 사례가 많이 양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글로벌 마켓과 한국 시장과의 차이가 있다면?
▲ RPA에 대한 급격한 관심의 증대, 기업들의 빠른 적용 그리고 RPA사용자 저변 확대의 가속화 측면에서의 글로벌과 한국 시장의 차이는 이제 큰 의미는 없다고 본다. 여러 선진국에서 대기업 및 금융기관의 단위 업무 중심 자동화로 RPA를 시작한 것과 한국 시장에서의 RPA 도입 모습은 유사하다. 다만 한국보다 먼저 RPA를 시작한 글로벌 마켓에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차원에서의 RPA를 전사적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시장과의 시간과 규모의 간극은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글로벌 마켓은 2019년 이후 회계 및 법률과 같은 전문화 영역에서도 RPA를 도입하기 시작했으며, 현업 개발 위주의 1인 1로봇 사례 또한 등장하고 있다. 한국 시장은 검증의 단계를 넘어 확장의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데, ‘RPA + AI’에 대한 관심이 높고 현업 참여의 RPA를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이 동시에 등장하고 있어, 글로벌 마켓과의 간격은 빠르게 좁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 유아이패스는 아시아 시장에서도 성공을 거둔 것으로 알고 있다. 대표적인 레퍼런스와 성과는?
▲ 중국, 싱가폴,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도 금융, 유통, 통신, 광고, 자동차제조 산업의 리딩 회사가 전사 차원의 RPA를 도입한 후, 모범적인 성공 사례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그중 가장 큰 규모의 RPA를 구현한 “S” 금융기관은 “생산성 최고의 금융기관”이 되겠다는 중장기 사업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시현하기 위해 RPA를 전사적으로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본사 관리 업무를 중심으로 시작한 RPA를 통해 지난 2년 동안 매년 1백만 시간의 업무를 로봇으로 대체하고 있으며, 직원들을 보다 창의적이거나 난이도가 높은 일로 전환 배치하고 있다.
RPA를 통해 직원들은 일하는 보람을 추구하게 되었고, 회사는 2019년 별도의 자회사를 설립하여 자신들의 RPA 성공 경험을 주요 고객에게 컨설팅 해 주고 있다. 2020년부터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1인 1로봇을 추진해 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다. 경영진의 전폭적인 지원, 컨설팅 회사 및 유아이패스를 포함한 단단한 전담 조직 운영, 변화 관리를 위한 교육 및 전방위 커뮤니케이션 등이 성공의 요인이며, RPA 추진 전략과 성과 차원에서 글로벌 성공 사례라고 말할 수 있다.
- 과연 RPA는 사람을 대체하는가?
▲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그로 인해 사라지는 일자리가 있는 반면, 항상 새롭게 출현하는 일자리도 존재한다. 일례로 미국에서 1970년부터 2015년까지 PC가 도입된 이후 일자리 수의 순수 증가율이 미국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10%에 해당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Source: McKinsey Global Institute: Jobs lost, jobs gained: Workforce transitions in a time of automation, December 2017). RPA 도입으로 영향을 받는 일자리가 있을 수 있겠지만, 대규모로 적용하고 있는 글로벌 사례를 보면 직원들은 그동안 해왔던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로봇에게 넘기고, 자신은 더 창의적인 업무를 시도하거나, 로봇에게 어떤 업무를 부여해 성과를 낼 것인지를 고민하는 관리자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 ERP, SCM 등의 상용 S/W와 RPA는 어떻게 다른가?
▲ ERP와 SCM은 패키지 S/W로 공급되기 때문에 고객은 만들어져 있는 기능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RPA는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S/W를 연결하고, 구동하고, 활용하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비교 된다. RPA는 특정 업무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 회사의 모든 업무에 적용해 볼 수 있으며, 한 번의 구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개발 및 변화 관리를 담당한다는 차원에서 기존의 상용 S/W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전문 개발자에 의한 구현은 물론이고, 현업의 담당자도 자신의 업무 개선을 위해 개발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회사의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화한다는 측면에서 BPM과 같이 추진한다면 시너지를 기대해 볼 수 있다.
- 유아이패스의 창업 히스토리와 기업 철학을 설명해달라.
▲ 유아이패스는 2005년 루마니아의 마이크로소프트 출신 개발자들이 조그만 아파트에서 창업한 소프트웨어 아웃소싱 회사 ‘데스크오버’에서 시작되었다. 2012년, 고객들이 데스크오버의 솔루션을 프로세스 자동화에 사용하고 성과를 내고 있음을 확인한 후, 2013년 데스크톱 오토메이션(desktop automation) 제품을 출시하였다.
2015년에는 현재의 이름인 유아이패스로 사명을 바꾸고 본격적인 엔터프라이즈 RPA 사업을 시작했으며, 2018년 '글로벌 1위' RPA 기업으로 인정받았고 동시에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엔터프라이즈 S/W 기업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20만 명 이상의 개발자 커뮤니티를 보유하고 있고, 5백만 개 이상의 로봇을 기업에 공급했다.
유아이패스는 ‘우리는 일하고 싶어 하는 회사를 만들고 있다’라는 설립 당시 가치를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항상 겸손하되 과감하게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기업이 되고자 하며,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혁신과 발전의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다. 유아이패스는 혁신적인 자동화 솔루션을 통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무한한 잠재력을 이끌어 내고 또 발휘하게 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 유아이패스코리아의 향후 계획은?
▲ 유아이패스 코리아는 고객들과 함께 ‘한국의 RPA는 바로 이것’이라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를 만들고 싶다. RPA 1단계가 단위 업무 자동화를 중심으로 현재 이뤄지고 있다면, 2단계에서는 기업의 주요 업무 프로세스를 엔드투엔드 자동화하는 수평적 혁신과, 산업 단위의 RPA 사례 발굴 및 공유라는 수직적 확산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후 3단계로 비즈니스 사용자는 물론 개인 사용자까지 누구나 쉽게 RPA를 개발하고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소개하여 명실공히 '1인 1로봇' 시대를 열어가고자 한다.
이러한 과정을 순차적으로 혹은 동시에 이루기 위해 유아이패스 코리아는 'RPA Thought Leadership'이라는 슬로건을 통해, 고객 및 파트너들과 함께 한국 RPA의 고유가치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 그리고 이러한 발전이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기업의 ‘RPA 과제 라이프 사이클(자동화 과제 제출, 과제 평가, 우선순위 선정, 진행 단계 모니터링, 개발된 RPA 자산 관리 등)’ 관리 플랫폼을 소개하는 등 혁신적 기능의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시장에 제공할 예정이며 인공지능, 프로세스 마이닝, 대시보드 솔루션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국내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RPA 현지화'도 계속 추진할 것이다.
류지영 전자신문인터넷 기자 (thank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