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9가 6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중심으로 한국 기업은 소비 인구 7억5000만명 거대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하반기 전략 신제품과 이전보다 진화한 인공지능(AI) 전략을 내놓는다. 올해 IFA 2019에서는 TV와 가전뿐만 아니라 주요 업체 전략 스마트폰 공개가 예정돼 있다. 어느 때보다도 화려한 기술 향연과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IFA 2019…'8K 대중화 도화선'
IFA 2019를 계기로 8K TV 대중화 시대가 한층 더 가까워 질 전망이다. 일찌감치 8K TV를 선보인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와 샤프, 독일 메츠 등이 글로벌 무대에 8K TV를 선보이고 시장 확대를 꾀한다.
삼성전자는 IFA 2019에서 55인치 8K QLED TV를 공식 선보인다. 대중적인 사이즈이자 판매 물량이 많은 55인치로 8K TV를 확대한다. 삼성이 8K TV 대중화 전략을 본격 가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8K 콘텐츠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자 개발한 AI 화질 업스케일링 기술로 차별화도 노린다.
LG전자는 IFA 2019를 계기로 본격 8K TV 강화 태세로 전환한다. 지금까지 LG전자는 4K 올레드 중심 마케팅에 집중했다. 하반기부터는 8K와 올레드 투트랙 전략으로 프리미엄 TV 시장 입지 강화를 노린다. LG전자는 세계 최초 88인치 LG 시그니처 8K 올레드 TV와 75인치 나노셀 슈퍼 울트라 HD TV를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일본 제조사의 8K TV 전략 강화도 주목할 만하다. 일본 공영방송국 NHK가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8K로 중계하겠다는 계획이 임박했다. 일본 제조사는 올림픽을 계기로 8K 고화질 프리미엄 TV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소니는 올해 1월 CES 2019에서 공개했던 8K 액정표시장치(LCD) TV 브라비아 마스터 시리즈 Z9G 85인치·98인치 등을 전시할 것으로 보인다. 샤프는 120인치 8K LCD TV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8K TV 표준화 논의도 불 붙었다. 주요 업체가 8K TV 표준 헤게모니를 선점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신기술을 탑재한 TV가 대중화되기 위해선 업계 표준 정의와 정립이 관례다.
삼성전자는 파나소닉, 하이센스, TCL 등과 8K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해 8K 연합을 구성했다. IFA 2019에서 8K 연합을 중심으로 8K 표준과 규격을 공유할 예정이다. LG전자는 국제 디스플레이 계측위원회(ICDM)이 정립한 규정을 기반으로 8K TV 규격과 표준을 설정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IFA2019는 8K TV 상용화를 앞당길 기폭제가 될 것”이라면서 “하반기 8K TV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TV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韓 가전…'유러피안 라이프 스타일 겨냥'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유럽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최적화한 전략 가전을 선보이며 시장 확대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빌트인 가전 비중이 높은 유럽 소비자 구미를 당길 모듈형 비스포크 냉장고를 주력으로 전시한다. 세탁 관리 비용이 비싼 유럽 시장에 적합한 의류관리기 에어드레서, 카펫 생활환경을 고려한 무선청소기 '제트'와 무풍 큐브 공기청정기도 청정 가전도 전략적으로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빅스비'와 오픈형 사물인터넷 플랫폼 '스마트싱스', 현재 베타테스트 중인 AI 스피커 '갤럭시 홈'을 중심으로 업그레이드된 가전 AI 전략도 발표한다.
LG전자는 빨래 양과 의류 재질 정보를 분석하고 최적의 세탁 방법을 제시하는 DD모터 탑재 드럼 세탁기 신제품을 공개한다. 유럽 프리미엄 세탁기 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다.
LG전자는 개방형 플랫폼을 강조하는 AI 가전 전략도 발표한다. 회사는 최근 씽큐(ThinQ) 플랫폼을 외부에 처음 공개하고 개방적인 AI 생태계를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IFA 2019에서는 스마트센서와 디바이스 분야 루미와 협업해 인공지능 스마트홈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기술도 공개할 예정이다.
◇IFA 2019 스마트폰 '시선집중'…韓, 폴더블 스마트폰 시대 연다
IFA 2019는 예년과 다르게 스마트폰이 큰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주요 업체들이 전략 신제품을 대거 선보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IFA 2019를 계기로 본격 접히는 스마트폰 시대를 열 전망이다. IFA 2019에서 삼성전자는 개선된 버전의 갤럭시 폴드를, LG전자는 V50 후속작인 듀얼 스크린 V50S 씽큐를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제품을 유리관에 전시했던 MWC 2019와 달리 갤럭시 폴드를 일반인이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체험 존을 마련했다.
LG전자는 두 번째 5G 스마트폰 V50s 씽큐를 공개한다.
LG전자는 이미 전작 V50을 통해 듀얼스크린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별도 듀얼스크린 케이스를 활용한다. 합리적 가격대의 듀얼스크린 스마트폰이라는 접근법으로 50만대 판매라는 성과를 올렸다.
IFA에서 공개할 신작은 전작 보다 듀얼스크린 기능이 업그레이드된 것으로 전해진다. 다양한 각도로 접었다 펼 수 있고 전면 알림창도 추가됐다. LG전자는 별도 언팩 행사를 여는 대신 글로벌 미디어 초청 설명회를 개최한다.
IFA를 계기로 세계 시장에서 삼성, LG 등 한국 업체는 폴더블과 듀얼스크린 스마트폰 업계 표준을 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 제조사는 폴더블 스마트폰 이슈를 리드하고 기술적으로도 가장 높은 수준을 구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업체도 폴더블 이슈 선점을 위해 잰걸음이다. 중국 화웨이는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 로욜은 지난해 10월 '플렉시 파이'라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하지만 시장 파급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폼팩터 모바일 신제품이 대거 등장하면서 스마트폰은 이번 IFA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됐다”면서 “각국 주요업체의 치열한 제품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이영호 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