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7월 온라인 유통 채널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8.7% 상승했다. 반면에 같은 기간 오프라인 부문 매출은 0.1% 감소했다. 온라인이 매월 급격한 성장을 거듭하는 데 비해 오프라인 매출은 정체가 뚜렷하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대형마트는 백화점과 함께 국내 소매 시장 트렌드를 좌우하는 초대형 유통 채널이었다. 그러나 경기 불황 장기화에 온라인쇼핑 대중화가 겹치면서 수익이 급감하고 있다. 특히 생필품과 신선식품에까지 발을 넓힌 e커머스 채널에 속수무책으로 고객을 빼앗기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영업 손실 29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2011년 상장 이후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하면서 유통가를 경악시켰다. 롯데마트는 같은 분기 영업 손실 33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적자가 66억원 늘며 고민에 빠졌다.
대형마트, 백화점 등 주요 오프라인 유통가는 잇달아 온라인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 SSG닷컴은 새벽 배송에 뛰어들고,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본부는 계열사 통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선보였다. 온라인을 오프라인 못지않은 핵심 수익 채널로 육성,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려는 움직임이다.
일각에서는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온라인 진출을 의심의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쿠팡, 11번가 등 쟁쟁한 선두 주자가 버티는 데다 물류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기 때문에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없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유통 시장의 무게중심은 오프라인을 떠나 온라인으로 이동했다. 온라인 채널의 빠르고 정확한 배송과 가격 경쟁력을 경험한 소비자는 더 이상 오프라인을 제1 소비 채널로 보지 않는다. 당장의 수익 감소를 우려해 오프라인에만 안주한다면 시장에서 도태되는 것은 불 보듯 빤하다.
유통가의 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생존을 위한 체질 개선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왕이면 남들보다 빨리 움직여야 기회를 더 엿볼 수 있다. 차별화한 경영 전략과 과감한 투자를 기대한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