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 빠진 유통업계가 추석 이후 내수진작에 총력을 기울인다. 상반기 부진을 만회하고 하반기 반등 모멘텀을 찾기 위해 소비 활성화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마트는 명절 직후를 겨냥해 대대적 '포스트 추석' 마케팅에 돌입한다. 이 시기는 명절에 받은 상품권 소진과 보상심리가 맞물려 소비 수요가 급증하는 황금쇼핑 주간으로 불린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추석 연휴 직후 일주일간 매출이 14%나 뛰었다.
실적 개선이 절실한 유통업계는 절치부심이다. 대형마트는 올해 상반기 나란히 적자를 거두며 최악의 성적을 냈다. 명품 덕에 마트보다 사정은 낫지만 백화점 역시 성장이 정체된 상태다.
기대했던 여름 특수마저 놓쳤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월 대형마트와 백화점 매출은 계절가전 감소와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각각 13.3%, 4.0% 감소하며 기대에 못 미쳤다.
소비심리마저 악화일로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2.5로 전월대비 3.4포인트 하락했다. 넉달 연속 내리막을 기록하며 2017년 1월 이후 2년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소비심리로 인해 극심한 침체를 겪는 상황에서 각 업체는 포스트 추석 행사에 집중에 실적 반등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다.
먼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19일까지 모피를, 대구점은 아웃도어를 최대 60% 할인 판매한다. 본관 신관 행사장에서는 26일까지 젊은 층을 겨냥한 패션잡화를 선보인다.
추석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하절기 시즌에 맞춰 패션 관련 행사에 집중했다. 작년에도 추석 연휴 직후 일주일간 패션 매출이 20% 넘게 증가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 역시 신촌점서 19일까지 모피 이월 상품을 할인 판매한다.
상품권을 회수하기 위한 행사도 펼쳐진다. 롯데백화점은 강남·노원점 등에서 14~15일과 20~27일에 백화점상품권으로 50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롯데상품권을 증정한다. 백화점들은 이달 27일부터 시작되는 가을 정기세일을 앞두고 이번 포스트 추석 행사를 통해 소비 불씨를 이어간다는 각오다.
대형마트도 연휴 직후 할인행사를 집중했다. 마트의 경우 통상적으로 명절이 지나면 신선식품 수요가 줄어 매출이 감소한다.
이마트 이를 만회하기 위해 18일까지 안마용품 등 명절 증후군을 달래는 '힐링 상품'을 중심으로 할인 행사에 돌입한다. 같은 기간 트레이더스도 명품의류와 잡화를 내세워 명절 직후 소비자 공략에 나선다.
롯데마트도 추석 이후 본격적인 가을맞이에 맞춰 등산용품과 나들이 먹거리를 할인 판매하고 마사지 등 힐링 용품도 저렴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이진우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은 “추석 명절이 끝난 직후 간절기 패션용품 구매 등 가을 준비로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을 겨냥한 다양한 마케팅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