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은 1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손학규 당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정 의원은 이날 정론관에서 회견을 열고 “손 대표는 4월 15일 '추석 때까지 당 지지율이 10%에 미치지 못하면 그만두겠다'라고 사퇴 조건을 내걸었다”며 “이제 약속이 시간이 다 됐다”고 말했다. 현재 바른미래당 지지율은 5%대다.
정 의원은 “155일이 지난 지금, 추석은 지났고 우리 당 지지율은 의석수 6명인 정의당(6.2%)보다 못한 5.2%를 기록하고 있다”며 “155일의 시간 동안 무엇이 달라졌느냐”고 물었다.
그는 “지난 4월 지방선거 참패로 바른미래당은 내홍으로 치달았다. 절망과 좌절의 시간이었다”며 “당시 우리당 의원들과 당원들이 가진 유일한 희망은 손 대표의 개혁이 아니라 사퇴였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손 대표는 젊은 혁신위원들을 밟고 당권을 연장했으며, 퇴진을 요구하는 당직자들은 무더기로 해임했고, 혁신위 안건상정을 요구하는 인사들을 고소했다”며 “그럼에도 참고 쓰디쓴 침묵을 이어왔다. 손 대표의 약속에 대한 존중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제 약속의 시간이 다 됐다”며 “손학규 대표님, 사퇴하시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의 내홍이야 부끄러운 심정일지언정 견뎌낼 수 있지만, 당 대표 때문에 정당이 정치적 역할을 다 할 수 없다는 것은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견딜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추석 민심은 매서웠다. 국민들은 냉소적이지만 정확했다”며 “외교는 실종됐고 경제는 무너지는데 바른미래당은 뭐 하고 있냐는 질타는 사나웠다. 이 국민의 분노 가운데 바른미래당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제 문재인 정부와의 싸움이 시작됐다. 바른미래당은 대안정당으로 이 싸움의 최전선에 서야 한다”며 “바른미래당이라는 이름으로 이 싸움에 참전하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다. 바로 손학규 대표의 사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과의 싸움은 손학규 대표의 사퇴로 부터 시작된다”며 “바른미래당이 이 싸움에 결연히 참전 할 수 있도록 손학규 대표님, 사퇴하시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회견 후 '손 대표는 최고위에서 도와주지 않아서 지지율을 올리지 못했다'는 입장이라는 취재진 질문에 “그건 정치 지도자로서 할 얘기 아니다”라며 “왜 최고위가 정상화 되지 못하는지, 왜 당이 지지부진한지, 왜 최고위원들이 협조 안 하는지, 그것을 만들어가는 것도 당 대표 리더십”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것을 핑계 삼으면 지금까지 손 대표가 쌓아온 정치적 역정, 그 모든 걸 스스로 거부하고 부정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손 대표가 지금과 같은 상태(퇴진 거부)로 가면 중대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대 결단'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오늘 이 자리에서 말하기는 어렵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정 의원은 당내 최다선(5선)이다. 바른정당 시절 초대 당 대표를 지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