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석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10월 금통위에서의 금리인하 필요성을 피력했다. 지난 8월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을 제시한 조동철 위원에 이어 신 위원까지 가세하며 10월 기준금리 1.00%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신인석 위원은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에 있어 물가안정보다) 금융안정에 부여한 가중치는 여타 국가와 비교할 때 좀 더 높았다”고 밝혔다.
그간 가계부채로 대표되는 금융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한다는 필요성이 강조됐다. 이에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금통위에서 결국 금리를 1.75%까지 인상했다. 그 과정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치(2%)에 미치지 못한 현상은 덜 부각됐다는 게 신 위원의 평가다.
실제로 물가상승률은 2012년 2.2%에서 2013년~2018년 6년 평균 1.3%까지 하락했다. 여기에 올해는 0%대까지 고꾸라졌다. 향후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경제주체 심리가 반영된 기대인플레이션도 같이 떨어졌다.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은 2013년 말 2.9%에서 2019년 8월 2.0%까지 낮아졌다.
기대인플레이션 하락은 소비심리 위축에 영향을 미친다. 가격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에 소비를 최대한 미루기 때문이다. 이미 올해 1~8월 중 기초 경제여건에 의해 결정되는 근원물가 증가 폭은 0.8%에 그쳤으며, 전체 371개 품목 중 84개 품목 증가 폭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신 위원은 가장 큰 리스크로 '통화정책 무력화'를 들었다. 만약 실질중립금리와 기대인플레이션을 합한 값(명목중립금리)이 크게 떨어져 기준금리와 같거나 이보다 낮아진다면 금리인하 정책이 효과가 없어서다. 기대인플레이션은 명목중립금리 하락에 큰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어 실질중립금리가 1%이고 기대인플레이션이 1%면 명목중립금리가 0%가 된다. 유럽처럼 마이너스 금리를 택하지 않는 한 완화적 통화정책이 불가능하다.
이에 신 위원이 “물가상승률이 목표치 부근에 안정될 것이란 믿음을 경제주체에게 주는 것이 인플레이션 목표제 아래 통화정책 담당자의 책무”라며 금리 인하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디플레이션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근원 인플레이션 지표가 1월에서 8월까지 평균 0.8~0.9%이기 때문에 디플레이션이라곤 볼 수 없다”면서도 “다만, 0%대로 들어선 것도 처음인 만큼 '아무 문제 없다'는 것도 과장된 표현”이라고 말했다.
신 위원이 금리인하 필요성을 강하게 역설한 데 따라 10월 기준금리가 1.00%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한은에서는 통화정책 여력이 아직 남아있다는 입장이다. 8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금통위원들이 '경기하방 위험 커졌다'며 하향조정에 힘을 실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