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미 연준이 금리를 낮춘 것은 (우리나라를 포함) 여타 국가 입장에서 보면 통화정책 운영 부담을 덜어준다”고 19일 밝혔다.
이날 이 총재는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을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고 평가하며 10월 금리 결정에 영향으로 위와 같이 밝혔다.
다만, 미 연준은 추가 인하 전제조건으로 '미중 무역분쟁 심화'를 들었다. 이에 시장에서는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을 상당히 매파적으로 보고 있다. 적극적 인하 기조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비춰져서다.
매파적 스탠스 의견에 대해 이 총재는 “매파라는 반응은 추가 인하에 대한 분명한 신호가 없던 걸 염두에 둔 것”이라면서 “그래도 경기확장세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 적절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기에 아예 닫은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은이 통화정책 목표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두 가지를 삼고 있지만 대외리스크도 주요 고려 변수로 판단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최근 발생한 중동 사태도 대표 사례로 들었다. 그는 “미중 무역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곳곳에서 높아졌기 때문에 국내 금융시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봐야한다”며 “(사우디 석유 시설 폭파 사태)가 유가와 직결되는 만큼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봐야한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9월 FOMC 결정으로 10월 금융통화위원회 추가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미국이 연내 두 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한 데다 추가 인하 가능성도 열어두며 한은도 금리인하 여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또, 미국 경기에의 하방 리스크가 여전히 산재한 상태인 만큼 미 연준이 0.25%포인트(P) 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3년물 금리는 유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가 유지되며 한 차례 금리 인하를 반영한 1.30%에서 등락하고 있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각각 7명과 8명의 위원이 추가 한차례 인하가 적절하다 판단했는데 6월 점도표에서도 나타난 유사한 상황이 7월 FOMC 인하 결정으로 직결됐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미 연준은 지난 7월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기준금리를 1.75~2.00%로 0.25%P 인하했다. 연준 위원들 의견이 크게 엇갈린 것이 특징이다. 10명 중 3명의 위원이 소수의견을 제시했으며 1명은 금리동결, 2명은 0.50%P 인하를 주장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