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태풍의 눈 떠오른 분산ID...ICT-금융 융합 빅뱅

ICT기업부터 금융권, 대기업까지 분산ID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분산ID 생태계가 가진 확장성 때문이다. 인증이 필요한 모든 영역에 적용할 수 있는 만큼 기술과 금융, 유통 등 전 영역이 빠르게 융합하고 있는 현 단계에서 시장 선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실제 분산ID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연합체는 저마다 강점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SK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는 휴대폰 본인 인증을 핵심 인증 수단으로 삼고 있다면 아이콘루프의 마이ID는 금융권의 비대면 실명확인을 강점으로 한다. 파이도(FIDO) 얼라이언스 설립자가 핵심으로 참여한 DID얼라이언스는 생체인증을 이용한 안정성을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

[이슈분석]태풍의 눈 떠오른 분산ID...ICT-금융 융합 빅뱅

◇분산ID에 촉각 곤두세우는 금융권

각 연합에서 가장 눈에 띄는 회원사는 은행, 카드사, 증권사 등 금융회사다. 분산ID에는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여권 등 신원증명 정보 뿐만 아니라 계좌 번호와 개별 온라인 상거래 업체의 ID와 패스워드 등 다양한 개인정보를 담는 것이 가능하다.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본인 명의 계좌를 보유하고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상품 결제 과정에서 별도의 결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온라인 쇼핑몰 회원가입을 필수로 거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분산ID에는 인증 정보와 계좌정보, 결제정보 등이 모두 한 번에 담겨 있어 이런 모든 번거로운 과정을 생략하는 것이 가능하다. 각 연합체가 다른 회원사를 확보하기에 앞서 은행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신원정보와 계좌정보를 우선 연계하기 위해서다.

실제 SKT컨소시엄은 우리은행, 하나은행과 DID얼라이언스는 신한은행 등 은행권의 참여를 확보하는데 우선 집중했다. 카드사를 회원사로 유치하는 것 역시도 인증 한 번만으로 손쉽게 결제까지 마무리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DID를 제증명부터 투표까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지만 많은 기업이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결국 DID를 통한 수익 창출”이라면서 “실제 DID를 활용한 구매 등 상거래 행위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렇게 기업이 너도나도 뛰어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금융-보안, '3사 3색' 분산ID 전략

각 연합은 이런 금융 기능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특색을 강조하며 연합 전선을 꾸리고 있다.

SKT컨소시엄은 휴대폰 본인 인증이 가장 큰 무기다. 이미 수많은 사용자가 공인인증서 없이 휴대폰 인증만으로 전자상거래부터 제증명 발급 등 다양한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출입통제 분야 △LG유플러스는 제조사·손해보험사·통신사 간 블록체인 기반 단말 분실파손보험 서비스 구축 및 소프트뱅크와의 블록체인 협업 △KT는 서비스형 블록체인 개발 플랫폼(BaaS), 지역화폐 등 플랫폼서비스와 '5G기가스텔스' 등 블록체인 기술에서 모바일 전자증명을 활용할 계획이다. 나아가 비상장주식 거래, 대학교 제증명 발급 등 통신 분야 바깥으로 영역 확대를 꾀할 수 있다.

아이콘루프의 마이ID는 금융 분야 서비스에서 출발한다. 예컨대 금융소비자가 은행에서 마이ID를 최초 발급받은 이후 증권사에 방문해 CMA 계좌 등을 추가 개설할 때 마이ID 인증 한 번만으로 실명 인증 절차를 완료하게 된다. 모바일 금융 플랫폼 가입, 공인인증서 등 접근 매체 발급, 타기관 인증서 등록 등 다양한 비대면 업무로 확대 적용도 기대할 수 있다. 간편송금, 자산관리 등 다양한 핀테크 기업의 혁신 모바일 금융서비스의 신원인증 수단도 될 수 있다. 마이ID 역시도 금융권을 시작으로 유통 등 다양한 영역으로 적용 분야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

DID얼라이언스 참여업체 라온시큐어의 플랫폼 '옴니'는 생체인증을 통한 편의성과 다양한 활용성을 앞세운다. 생체정보를 이용해 금융, 포털, 쇼핑 등 본인인증을 지문, 얼굴인식 등 생체정보를 활용해 해결한다. 병무청과 함께 민원 포털 서비스 이용에 필요한 인증서 전자서명 및 부인방지를 블록체인 분산ID 기반 인증 플랫폼으로 대체한다.

◇얼라이언스 구축해 국제 표준, 입법화 주도해야

이처럼 각기 다른 강점을 가진 연합이 저마다 연합전선을 꾸리는 것은 앞으로 글로벌 생태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분산ID 적용을 위해서는 글로벌 기술 표준과 발맞춰 나가는 동시에 정책 단위의 지원도 필요하다.

DID얼라이언스는 블록체인 기반 신원증명(DID)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필요한 글로벌 인증 표준화와 표준DID 보급·확산을 주도하기 위해 출범한다. 향후 세계 채널을 통해 보관된 개인 신원 정보가 쉽게 상호 교환, 되도록 얼라이언스 파트너 가입을 독려하고 DID 기술 표준화에 나선다.

먼저 국내 DID 이용자 중심 신원증명 서비스 활성화, 사용자 편의성 향상, 보안성을 높여 안전한 사용환경을 제공한다. DID를 시작으로 글로벌로 우리나라가 세계 DID기술을 주도하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그리고 올해 중으로는 분산ID관련 기술 표준화, 분산ID 본인확인 입법추진 등 기술표준정립에 집중할 계획이다.

향후 글로벌 얼라이언스 회원사 기술 표준 정책 지원, 국제 협력 증진에 나서면 인프라 환경이 열악한 개도국 중심 분산ID 인프라 구축에 나서는 등 광범위한 협력을 계획하고 있다. 내년 2분기 얼라이언스 워킹그룹 구성으로 기술표준을 제정하고 법률, 제도, 비즈니스 모델 제안한다는 계획이다.

다음달 출범을 계획하는 마이ID 얼라이언스 역시 얼라이언스 회원사와 관계부처 등을 대상으로 분산ID 산업의 전반적인 글로벌 트렌드를 공유하는 동시에 기술 표준 등 논의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영린 DID얼라이언스코리아 회장은 “DID얼라이언스는 글로벌 조직으로 우리나라가 새로운 기술을 주도 하고자 하는 생각을 담고 있다”면서 “파이도, 블록체인 기술 전체를 아우르는 큰 그룹으로 육성하기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